서울에 2500개 정원 만든다…"시민 누구나 5분 안에 닿도록"

이소은 기자 2023. 5. 24.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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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도시, 서울' 구상 발표…2026년까지 6800억원 투입
(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24일 오전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녹지공간 조성을 위한 '정원도시 서울' 구상을 발표하고 있다. 서울시는 시민들이 시외로 가지 않고도 재충전과 여가생활을 즐길 수 있는 도심 속 일상 정원을 서울 곳곳에 마련한다. 2023.5.24/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서울시에 정원 2507곳이 새롭게 조성된다. 면적으로는 348만㎡, 축구장(7140㎡) 490여개 규모다. 순천만국가정원 같은 세계정원이 서울 한복판에 꾸려지고 유명 해외작가들의 조경으로 꾸민 '세계정원박람회'가 반년 간 개최된다. 서울시민이라면 365일 어디서든 숲과 꽃으로 꾸며진 정원에서 여가생활을 즐길 수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구상한 '정원도시, 서울'의 모습이다.

오 시장은 24일 서울시청에서 '정원도시, 서울' 기자간담회를 열고 "서울시민이라면 누구나 5분 이내에 잔디를 보고 나무를 보고 꽃을 볼 수 있는 정원도시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서울의 공원 면적은 2009년 168.16㎢에서 2022년 172.68㎢로, 훼손지 복원 등 생활권 도시림은 2009년 31.1㎢에서 2021년 47.3㎢로 늘었다. 지난해 기준 서울의 공원율은 28.5%로, 1인당 도시공원면적은 17.74㎡까지 늘었다. 그러나 국립공원등 외곽산림을 제외한 '도보 생활권 공원' 면적은 1인당 5.65㎡에 불과해 생활권 공원은 여전히 부족한 형편이다.

'정원도시, 서울 프로젝트'에는 도심 속 회색 구조물을 비우고 녹지생태공간을 가꿔나간다는 내용이 담겼다. 장시간 운전해 시외로 나갈 필요없이 도심 속에서 재충전하고 여가생활도 즐길 수 있는 일상 정원을 시내 곳곳에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송현동 부지. /사진제공=서울시

오 시장은 "과거에는 잔디를 심고 나무를 심어 녹지면적을 늘리는 데 급급했다면 더이상 빈 땅이 없는 지금은 '양보다 질'이 중요해졌다"며 "정원 가꾸기를 취미로 하는 선진국들처럼, 서울에도 선진국형 녹지공간인 '정원'을 처음 도입했다는 게 이번 프로젝트의 의의"라고 강조했다.

'정원도시, 서울 프로젝트'로 진행되는 사업은 총 35개로, 예산은 2026년까지 4년 간 총 6800억원이 투입된다. 기존사업을 제외한 신규사업 14개에 1039억원이 들어간다.

대표적으로 110년 역사의 숨결을 품고 있는 송현동 부지는 이건희 미술관 외에 다른 어떤 시설물도 들이지 않고 많은 시민들이 즐길 수 있는 도심 속 특별한 정원으로 조성한다.

미군이 떠나 비워진 용산공원의 242만6748㎡ 규모 공간에는 다양한 나라의 대표정원을 선보이는 세계정원을 조성해 용산공원과 함께 도심 정원관광 명소로 거듭나도록 정부에 제안할 예정이다. 펜스에 둘러싸여 주변과 단절됐던 마곡3지구 문화시설부지도 서울식물원 조경과 연계해 계절별 야생화를 심고 시민 휴식정원으로 꾸민다.

지하화를 추진하고 있는 국회대로, 영동대로, 경부고속도로의 상부 공간에도 건축물 대신 공원과 정원을 조성한다. 동네정원, 골목정원도 확대한다. 2026년까지 빈집마을 24곳, 내가그린정원 20곳, 아파트 공유 14곳, 마을마당 52곳을 정비 또는 신규 조성할 계획이다.

시민들이 더 가까이 여가공간을 만날 수 있도록 흩어져있는 공원과 녹지대, 산책로를 연결한다. 서울시 전역의 단절된 녹지를 연결하고 정비하는 대규모 사업인 '서울초록길'을 2026년까지 총 2063km의 녹색 네트워크로 만든다.

노을공원. /사진제공=서울시

기존에 8개 코스로 한 구간이 너무 길어 접근이 어렵던 '서울둘레길'은 21개 코스로 나눠 시민 누구나 쉽게 도전할 수 있도록 개선한다. 지하철과 연결되는 구간도 기존 17개소에서 49개소로 대폭 늘린다. 국가상징가로 조성사업을 통해 청와대-경복궁-세종대로-서울역-한강대로-노들섬-한강남측까지 약 10km를 서울에서 가장 긴 명품 '가로정원'으로 개발한다.

그늘이 없어 시민들이 오래 머물기 힘들었던 서울광장에는 울창한 소나무숲과 벤치 등 휴게시설을 조성하고 덕수궁길 한쪽 보도에도 잔디길을 조성해 녹지를 산책할 수 있도록 한다. 2026년까지 삭막한 지하역사 공간에 실내숲을 조성하는 '서울아래숲길 사업' 3개소와 민간옥상정원 조성 및 개방 사업은 48개소도 조성할 계획이다.

외곽의 산과 한강, 가까운 지천은 본래의 자연성을 보전하는 '생태정원'으로 가꾼다. 남산야외식물원 주변에 각 지역의 대표 수종을 식재한 남산 야외 숲박물관을 조성한다. 보상이 완료된 공원부지에 계절별 꽃을 식재해 2026년까지 65개소의 생활밀착형 공원·정원을 신규 조성한다. 불광천, 묵동천, 여의천, 정릉천 등 4개소에서는 도심 하천을 생태·여가 명소로 조성하는 '물의 정원' 시범사업을 실시한다.

서울의 정원이 대표 관광상품이 될 수 있게 정원박람회 등 콘텐츠도 개발한다. 월드컵공원에서 일주일 동안 진행되던 '서울정원박람회'를 올해부터 두 달간 대폭 확대하고 내년에는 뚝섬한강공원에서 6개월 동안 '서울국제정원박람회'를 진행한다. 집 근처에서 즐길 수 있는 근교산 캠핑장도 늘린다. 올해 앵봉산이 신규 개장하며 천왕산도 확대한다.

이소은 기자 luckyss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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