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외벽 충돌 운전자, 대통령 살해 위협 혐의…현장엔 나치 깃발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근처 라파예트 광장의 보안 장벽을 들이받은 트럭에서 나치 깃발이 발견됐다.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백악관 인근 보안장벽에 트럭을 충돌시킨 19세 운전자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해치겠다고 위협한 혐의를 받고 있다.

23일(현지시간) AP·AFP 통신 등에 따르면 미 수사당국은 전날 오후 10시쯤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걸어서 2분 거리인 라파예트 광장 북쪽 지점에서 트럭을 몰고 돌진한 혐의로 사이 바르시트 칸둘라(19)를 체포했다. 당국은 칸둘라가 고의로 차량을 장벽에 부딪힌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현장에서는 나치 문양의 그려진 깃발이 나왔다. 소장에 따르면 칸둘라는 트럭을 장벽에 들이받은 직후 가방에서 이 깃발을 꺼냈으며 사건 발생 직후 이 모습을 보고 달려온 국립공원경찰대 경찰관에 붙잡혔다.

그는 체포된 이후 SS 요원들에게 "백악관에 가서 권력을 장악하고 나라를 책임지고자 했다"면서 "그래야만 한다면 대통령을 살해하려 했다"고 진술했다. 또 나치의 '위대한 역사와 권위주의적 성격, 우생학, 하나의 세계 질서'를 존경해 온라인으로 깃발을 구입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칸둘라는 체포 당시 폭발물이나 무기를 소지하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다친 사람 역시 없었으나 사건 발생 직후 현장 근처 일부 도로와 보행자 통로가 폐쇄됐고 인근 호텔에서 사람들이 대피했다.

국립공원경찰대는 용의자의 혐의와 관련해 "위험한 무기를 사용한 공격, 차량 난폭 운전, 대통령이나 부통령, 가족 살해·납치·위해 위협, 연방 재산 손괴, 무단 침입"이라고 말했다.

AP통신은 칸둘라가 대통령에 대한 위협과 관련해 비밀경호국의 주의 대상이었는지, 앞서 대통령을 협박한 적이 있는지 등은 분명치 않으며 이 때문에 비밀경호국이 개입할 여지가 있다고 보도했다.

카린 장 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오전 상황을 보고받았다면서 "대통령은 간밤에 아무도 다치지 않은 데 안도했으며 신속 대응한 요원들에게 고마워하고 있다"고 했다.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