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과의 사별에 따른 아픔, 이걸로 치유한다

윤희일 기자 2023. 5. 24.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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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을 진료하는 장면. 농촌진흥청 제공

가족으로 살아가던 반려동물이 숨지고 나면 우울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 복합적이면서도 지속적인 슬픔을 겪는 사람이 많다. 키우던 반려동물을 잃고 나서 겪는 이런 심리적 현상을 ‘펫로스 증후군(Pet loss Syndrome)’이라고 한다. 반려동물의 죽음을 경험한 반려인의 49.8%가 ‘펫로스 증후군’을 경험했다는 반려동물 장례 인식조사 결과가 나온 적도 있다.

반려동물을 잃은 심리적 고통을 숲을 통해서 치유하는 프로그램이 본격적으로 운영된다.

한국산림복지진흥원 산하 국립산림치유원은 반려동물을 잃은 뒤 펫로스 증후군을 겪는 사람이 숲속에서 심리치료를 할 수 있는 캠프를 마련한다고 24일 밝혔다. 산림치유원은 7월, 9월, 10월 등 3차례에 걸쳐 경북 영주시 봉현면 일대 산림치유원 안에서 ‘내맘쓰담 힐링캠프’라는 이름의 숲속 심리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프로그램은 펫로스 증후군을 겪는 사람들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건강한 일상으로 회복할 수 있도록 지원할 수 있는 것을 중심으로 만들어진다.

지난 19일과 20일 국립산림치유원에서 열린 ‘내맘쓰담 힐링캠프’에 참가한 사람들이 숲속 해먹에 누워 숲치유를 하고 있다. 국립산림치유원 제공

이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사람은 우선 ‘펫로스 클리닉’에 가서 상담을 받는다. 여기서는 전문 심리상담사와 대화를 나누면서 반려동물을 잃고 나서 겪은 어려움을 그대로 이야기한 뒤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조언을 듣게 된다. 이어 ‘숲에 안기다’라는 프로그램에서는 맨발로 숲길을 걸은 뒤 나무와 나무 사이에 해먹을 직접 설치하고 그 위에 누워 숲을 느끼면서 심리적 안정감을 찾아가게 된다. 또 치유원 안에 있는 명상 시설에서 ‘통나무명상’ 등 다양한 명상활동도 하게 된다. 참가자들은 반려동물과의 추억이 담긴 사진을 넣어 간직할 수 있는 ‘나무액자 만들기’ 활동도 펼칠 수 있다.

산림치유원 관계자는 “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과 대화하고 공감하면서 슬픔을 공유하는 과정에서 아픈 감정을 해소할 수 있는 것도 이 캠프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산림치유원은 펫로스 증후군을 겪고 있는 사람을 위해 지난 19일과 20일 1박 2일 일정으로 시범 캠프를 운영한 바 있다. 이 캠프에 참가한 24명 중 상당수는 반려동물을 잃고 나서 겪어온 심리적 아픔을 치유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산림치유원은 전했다. 한 60대 참가자는 “(캠프에 참가한)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소통하는 과정에서 많은 위로를 받았다”고 산림치유원 측에 밝혔다. 이 프로그램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국립산림치유원 산림치유 1팀(054-639-3557)으로 연락하면 얻을 수 있다.

남태헌 한국산림복지진흥원장은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이 1000만명에 이르는 상황에서 반려동물의 죽음으로 죄책감·우울·무기력 등의 펫로스 증후군을 겪는 사람이 늘어나는 것으로 판단해 이런 프로그램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윤희일 선임기자 yh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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