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승헌 “바르고 착한 이미지, 깨는 도전하고 싶어요”[인터뷰]

이다원 기자 2023. 5. 24.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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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송승헌, 사진제공|넷플릭스



배우 송승헌이 유의미한 날개짓을 시작했다. 배우로서 정형화된 이미지를 깨기 위해 다양한 시도에 나섰다. OTT플랫폼 넷플릭스 새 시리즈 ‘택배기사’(감독 조의석)서 악역 ‘류석’을 연기한 것도 그 일환 중 하나였다.

“요즘엔 현장이 재미있어요. 조금 더 어릴 때 연기를 잘했다면 지금쯤 좋은 배우가 되지 않았을까, 재미있지 않았을까 생각을 하게 되기도 하고요. 그래서 이젠 안 해본 캐릭터도 해보고 싶어요. 영화 ‘히든 페이스’에서는 파격적인 캐릭터를, ‘플레이어2: 꾼들의 전쟁’에서는 자유분방한 캐릭터를 연기했는데요. 송승헌에 대한 바르고 착한 이미지가 있는데, 그런 것을 깨보는 시도들을 많이 해보고 싶어요.”

송승헌은 최근 ‘스포츠경향’과 인터뷰에서 ‘택배기사’ 촬영후기, 김우빈에 대한 애정, 그리고 돌아본 지난날에 대한 소감 등을 털어놨다.

배우 송승헌, 사진제공|넷플릭스



■“김우빈, 가식인가 할 정도로 좋은 친구”

‘택배기사’는 극심한 대기 오염으로 산소호흡기 없이는 살 수 없는 미래의 한반도, 전설의 택배기사 ‘5-8’(김우빈)과 난민 ‘사월’(강유석)이 새로운 세상을 지배하는 천명그룹에 맞서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작품이다. 그는 천명그룹의 후계자 류석 역을 맡아 김우빈과 대립각을 세운다. 한반도를 위기에 몰아넣는 빌런이기도 하다.

“예전에는 악역 제안이 들어오지도 않았어요. 항상 정의롭고 바른 사람을 연기해왔고, 저 자신도 ‘악역을 굳이 해야 하나’ 이런 생각을 했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안 해본 캐릭터를 연기하니까 주변에서도 새롭다고 하더라고요. 저도 재미를 느꼈고요.”

다만 ‘류석’이 왜 그렇게까지 빌런이 되었는지에 대한 전사를 그릴 수 없어 아쉬웠다는 솔직한 마음도 내비쳤다.

‘택배기사’ 속 송승헌.



“류석의 행위가 정당하진 않지만, 그렇게 행동하는 자기만의 이유가 있어요. 그래서 ‘류석’이 안쓰럽기도 하고 외로워 보이기도 했고요. 하지만 ‘류석’이 왜 이런 행동을 하는지 충분히 납득할 수 있도록 과거에 대한 설명이 좀 더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그 점은 아쉽더라고요.”

함께 연기한 김우빈에 대해선 칭찬만 쏟아냈다.

“완벽해서 인간미가 없을 정도예요. 조의석 감독이 김우빈과 ‘마스터’를 촬영할 때부터 ‘진짜 괜찮은 사람’이라고 했는데요. 그땐 그냥 ‘그런가 보다’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러다 한 식당에서 우연히 만났어요. 김우빈이 먼저 인사를 하러 왔는데 예의가 바르더라고요. 주변에서 사람 좋다는 이야기를 듣기는 쉽지 않잖아요? 근데 김우빈에 대해서는 나쁜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어요. 남자답고 멋있죠. 거기다 인간적으로도 좋고 성실하고요. ‘저게 가식인가’ 할 정도로 괜찮은 친구예요.”

배우 송승헌, 사진제공|넷플릭스



■“연기 재미없었던 2~30대, 정신없이 지나갔네요”

1995년 의류 모델로 데뷔한 이후 ‘남자셋 여자셋’ ‘해피투게더’ ‘가을동화’ ‘여름향기’ ‘사임당: 빛의 일기’ ‘보이스4’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며 톱스타로서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연기의 진짜 재미를 알진 못했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예전에는 일하는 게 재밌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그냥 ‘해야 하는 거구나’란 생각으로 임했죠. 그래서 현장이 재밌지 않았고 억지로 하기도 했어요. 2~30대의 송승헌은 그랬죠. 정신없이 흘러간 것 같기도 하고요. 그런데 40대부터는 달라지던데요. 그동안 안 해본 것,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조금씩 해가면서 재미를 느끼고 있죠. 선배들이 ‘철이 드는 시점이 와야만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곤 했는데, 그게 이런 건가 싶어요. 전엔 철이 없었죠.”

팬의 결혼식을 보면서도 세월을 느꼈다고 했다.

“최근에 한 팬이 결혼했어요. 어릴 때부터 팬클럽 회장도 하고, 제가 사인회를 하면 한달음에 달려 오던 친구였는데요. 결혼식에 초대 받았거든요. 그날 촬영이 없어서 몰래 찾아갔는데, 신부 대기실에서 만난 그 친구가 너무 놀라면서 울먹이더라고요. 그 모습을 보니 저 역시 눈물이 났고요. 괜히 눈물 보이는 게 창피해서 ‘사진 찍자’고 얼른 화제를 돌렸죠. 20년 전 교복입고 왔던 친구가 결혼을 하는 모습을 보며 여동생을 시집 보내는 오빠의 마음이 들었거든요. 처음 겪는 묘한 감정이었어요. 요즘도 그런 순간이 올 때마다 팬들에 대한 고마움을 느껴요. 제가 아무것도 모르는 신인일 때부터 지금까지도 여전히 응원해주는 팬들을 볼 때마다 제 자신을 반성하고, 채찍질 하게 되고요. 함께 나이 들어가는 게 고맙습니다.”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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