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일기] 선생님, 올해는 꼭 뵙고 싶습니다.

백선수 세종 연양초등학교 교감 2023. 5. 24.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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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벌써 40여년이란 시간이 흘렀군요.

선생님, 기억나세요? 어느 날 갑자기 선생님께서는 점심식사를 마친 저에게 잠시 학교 밖으로 나가자고 하셨죠.

그 선생님은 바로 한○애 선생님(1980년 대구화원초등학교 6학년 1반 담임)입니다.

십여 년 전부터 선생님께 근사한 구두를 하나 선물하고 싶었는데, 제가 대학교 재학시절부터 편지를 보내도 답장이 없어서 선생님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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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벌써 40여년이란 시간이 흘렀군요. 몸 건강히 잘 계신지요?

선생님, 기억나세요? 어느 날 갑자기 선생님께서는 점심식사를 마친 저에게 잠시 학교 밖으로 나가자고 하셨죠. 학교 밖에는 농협연쇄점(오늘 날의 하나로마트)이 하나 있었는데 그곳으로 불쑥 들어가자고 하셨어요.

그리고는 신발 진열대에 있는 여러 신발들 중에 예쁜 샌들을 하나 가리키면서 그 샌들을 사주고 싶다고 하셨죠. 그 당시에는 부잣집 여학생이나 신는 샌들을 사주신다고 해서 얼마나 부끄러웠는지 모른답니다. 그래서 싫다고 하니 선생님께서는 꼭 저에게 신발을 하나 사 주고 싶다고 하셨죠.

아마도 선생님께서는 신발장에 놓인 저의 검정고무신을 보셨던 모양입니다. 뒤축이 낡아 어머님이 바느질로 꿰매어 주셨는데 그것마저도 닳아서 헤어져 있었죠. 선생님께서는 꼭 사주고 싶다고 하셔서 정 사주고 싶으시다면 저기 있는 흰고무신을 사달라고 해서 그것을 선물 받았던 적이 있는데 기억나시는지요?

그 선생님은 바로 한○애 선생님(1980년 대구화원초등학교 6학년 1반 담임)입니다. 십여 년 전부터 선생님께 근사한 구두를 하나 선물하고 싶었는데, 제가 대학교 재학시절부터 편지를 보내도 답장이 없어서 선생님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더욱이 선생님께서는 중간에 퇴직하셔서 모교인 대구 화원초등학교에 연락해도 연락처를 알 수가 없었고, 교육청에 연락해도 개인 정보 보호 때문인지 선생님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며칠 후면 또 다시 스승의 날이군요. 개인 정보 보호에 장애가 되지 않으면서 스승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요?

선생님들의 개인 정보를 인터넷에 올리는 대신에 제자가 찾고자 하는 선생님에 관한 사항을 탑재하여 그것을 보고 선생님께서 연락한다면 어떨까요?

IT가 세계적인 수준으로 발전한 우리나라에서 아직도 선생님을 찾을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되어 있지 않은 것은 대단히 안타까운 일인 것 같습니다. 하루 속히 그러한 시스템을 마련하여 올해에는 꼭 선생님을 찾아뵙고 근사한 구두를 하나 선물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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