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록의 태풍'과 '바보 노무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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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러시아의 한 농장에서 순록 수백 마리가 원을, 정확히는 태풍의 모습을 그리며 맹렬히 달리는 희귀한 장면이 드론에 포착돼 큰 화제가 됐다.
수컷 순록 수백 마리가 무려 시속 80km로 질주하면서 그리는 이 '태풍의 눈' 지점에는 새끼와 암컷 순록들이 자리해 있다고 한다.
이제 순록의 태풍을 담았던 드론의 시계(視界)를 대한민국으로 옮겨보자.
상층부로 부상한 드론이 보기에 오늘의 대한민국에는 대략 두 무리의 순록떼들이 각기 다른 방향으로 태풍을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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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러시아의 한 농장에서 순록 수백 마리가 원을, 정확히는 태풍의 모습을 그리며 맹렬히 달리는 희귀한 장면이 드론에 포착돼 큰 화제가 됐다. 알려진 바로는 한 수의사가 이 농장에 예방 접종을 하러 들렀는데 순록들은 이를 위험요인으로 감지하고 곧바로 내달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른 바 '순록의 태풍'이라 불리는 현상이다. 수컷 순록 수백 마리가 무려 시속 80km로 질주하면서 그리는 이 '태풍의 눈' 지점에는 새끼와 암컷 순록들이 자리해 있다고 한다. "크리스마스에 썰매만 끄는 줄 알았던 순록조차 이런 부성애를 발휘하는데 나는 뭐지?" 라는 현타가 찾아드는 대목이다.
이제 순록의 태풍을 담았던 드론의 시계(視界)를 대한민국으로 옮겨보자. 상층부로 부상한 드론이 보기에 오늘의 대한민국에는 대략 두 무리의 순록떼들이 각기 다른 방향으로 태풍을 그리고 있다. 당연히 한 축은 '국민의힘'이라는 여록(?)이고 다른 한 축은 '더불어민주당'이라는 야록(?)이다. 그런데 이 두 무리는 '순록의 태풍'과는 달리, 외부 포식자나 위험요인 유무와 관계없이 서로를 쳐다보며 주구장창 태풍으로 질주한다. 지칠 법도 한데 오늘도 전력질주를 멈추지 않는다. 같은 순록임에도 아마 서로를 '불구대천지 웬수'로 여기는 듯 하다. 그리고 이 '여록'과 '야록'의 태풍이 언제 끝날지 그건 아무도 모른다. 결코 조만간이 아니라는 것 외에는…
좋다. 서로 뜻과 생각이 달라 이들 순록들이 서로 섞여 한 무리가 되어 달리기는 애시당초 글렀다 치자. 그렇다면 이들 '여록'과 '야록'이 그토록 달리면서 보호하고자 하는 '태풍의 눈'에는 과연 누가 있을까? 근시안적이고 편협해서인지 몰라도 필자가 보기엔 적어도 마땅히 보호해야 할 주인공은 빠져 있다. '윤석열'과 '이재명'은 있을지 몰라도, '지역구'와 '표밭'은 있을지 몰라도, 그 태풍의 한 가운데 있어야 할 '새끼'와 '암컷 순록', 즉 '국민'과 '민생'은 보이질 않는다. 그럼에도 이들 여, 야록들이 "미흡하나마 국민과 민생을 챙기고 있다"고 강변한다면 그건 '파리도 새'라는 등식이 성립될 때나 통용될 말이다.

어제(23일)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4주기를 맞는 날이다. 물론 정치적인 이념이나 성향, 혈연, 지연, 학연 등에 따라 노 전 대통령에 대한 다양한 평가가 내려질 수 있다. 그러나 필자는 낙후라는 꼬리표를 떼질 못하는 전라북도에서 혁신도시를 바라보며 숱한 반대를 무릅쓰고 "온 나라가 골고루 발전해야 한다"는 고집을 꺾지 않고서 공공기관 이전을 강행했던 바보로 그를 떠올린다. 이미 전북 혁신도시로 이전한 공공기관마저 다시 채가려 호시탐탐 눈독을 들이는, 동냥은 못 줄 망정 쪽박마저 깨려드는 정권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적어도 '노무현'이란 '순록'이 질주하며 그려낸 '태풍의 눈'에는 '국민'과 '민생'이 자리해 있었다. 오늘날 정치판을 보며 '바보 노무현'이 사무치게 그리운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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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CBS 이균형 기자 balancelee@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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