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新냉전]②'실리콘 실드' 용인 만든다…'생태계 대결' 승부수

김민성 기자 2023. 5. 24. 05:0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미국과 중국의 기술 패권 싸움은 산업의 경쟁 구도를 송두리째 바꿨다.

SK하이닉스(000660)가 120조원을 투자해 추진 중인 용인 원삼면 반도체 클러스터까지 완성되면 용인에 전 세계에서 찾아보기 힘든 대규모 반도체 생산단지가 들어서는 것이다.

기술력뿐 아니라 규모의 경제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반도체 생태계의 특징이기도 하다.

용인 클러스터는 이미 지어진 삼성전자의 반도체 단지와도 인접해 대규모의 클러스터를 구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삼성 300조·SK하이닉스 120조…용인에 최대 규모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공급망 확보가 곧 국가 경쟁력…10년 뒤 공급망 장악할 것"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민성 기자 = "반도체 산업은 특이하게도 어떤 한 축이 무너지게 되면 기술이 더 앞으로 진보하지 못하는 한계를 갖고 있습니다. 반도체는 '기업과 기업 간 경쟁'이 아니라 '생태계와 생태계 간 경쟁'으로 봐야 합니다."(박진수 삼성전자 DS부문 상무)

미국과 중국의 기술 패권 싸움은 산업의 경쟁 구도를 송두리째 바꿨다. 오랜 기간 독주체제를 유지해온 'K반도체'는 최대 난관에 봉착했다.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은 항상 국내뿐 아니라 국제정치적 이슈와 엮여 있어 운신의 폭이 넓지 않다.

10년, 20년 뒤엔 미중 갈등을 넘어선 어떤 글로벌 변수가 생길지 예측하기도 어렵다. 지정학적 리스크 등 불안정한 국제 정세에 휘둘리지 않도록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 설계(팹리스), 파운드리(위탁생산) 등 종합적인 역량과 안정성을 확보한 '방패'가 필요했다.

그래서 꺼내든 게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다. 용인 클러스터는 국가 안보 방패 역할을 하는 '실리콘 실드(shield)' 역할을 맡게 된다. 핵 보유국과의 동맹을 통해 국가 안전을 보장하는 '핵우산'처럼, 반도체 '국내 자산화'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겠다는 것이다.

정부가 경기 용인 남사읍에 2042년까지 여의도 면적(290만㎡)의 2.4배에 달하는 710만㎡ 규모의 첨단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를 짓기로 하자, 삼성전자(005930)는 20년간 300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SK하이닉스(000660)가 120조원을 투자해 추진 중인 용인 원삼면 반도체 클러스터까지 완성되면 용인에 전 세계에서 찾아보기 힘든 대규모 반도체 생산단지가 들어서는 것이다.

반도체 클러스터는 반도체 제조 공급망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필수조건이다. 팻 겔싱어 인텔 CEO도 "과거 50년은 석유 매장지가 지정학적으로 중요했다면, 미래 50년은 반도체 공장이 어느 지역에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미래의 삼성전자 용인 공장에선 2나노(nm, 1nm는 10억 분의 1m) 이하 초미세 공정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칩 회로 선폭의 기준을 나노미터 단위로 분류하는데 5나노 이하 기술은 '초미세 공정'이다. 쉽게 말해 다음 세대의 시스템반도체가 이곳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반도체는 '규모의 경제'가 주도권 확보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대규모 투자로 글로벌 우위를 점한 만큼 비(非)메모리 역시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 기술력뿐 아니라 규모의 경제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반도체 생태계의 특징이기도 하다.

용인 클러스터는 이미 지어진 삼성전자의 반도체 단지와도 인접해 대규모의 클러스터를 구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삼성전자는 현재 경기 기흥·화성·평택 등에 반도체 공장을 가동 중이고 인근의 충남 천안·아산(온양) 캠퍼스와도 가깝다. 용인의 시스템 반도체 공장이 가동되면 수도권 인근에 '설계→제조→후공정'으로 이어지는 생태계가 만들어진다.

미국, 대만, 중국 등에서도 반도체 클러스터를 중심으로 반도체 생태계가 하나로 움직인다. 국토 면적이 한국의 98배인 미국의 반도체 제조 공장은 애리조나주, 뉴욕주, 텍사스주 3개 지역에 모여 있다. 대만 신주과학공업단지에는 TSMC, UMC 등 파운드리 제조시설과 미디어텍 같은 반도체 설계 기업 등 IT 기업 수백개가 집결해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현재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가장 큰 화두가 '공급망 재편'인 만큼 대규모 공급망의 확보 여부는 곧 국가 경쟁력"이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용인팹이 10년 뒤에는 전 세계 공급망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 조성을 위해 설립된 특수목적회사(SPC)인 ㈜용인일반산업단지가 신청한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일대의 모습. 2019.2.21/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ms@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