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급발진 대처법'에 갑론을박…"차에 부딪쳐라"
기사내용 요약
브레이크 밟고 기어 변속, 사이드브레이크
누리꾼들 사이서 시동·핸들 이견 나오기도
전문가들 "하나의 방법"…"차량 동력 차단"
"P에 두면 '드르륵' 소리, 증거된다" 의견도
"엔진·트렁크룸 에너지분산↑" "체험 필요"
[서울=뉴시스] 이창환 기자 = 자동차 급발진 의심 사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을 중심으로 이른바 '급발진 대처법' 콘텐츠도 꾸준히 관심을 받는 모양새다.
24일 유튜브·틱톡 등에서 급발진 대처법을 검색하면, ▲급발진 차에서 살아나오는 방법 ▲자동차 급발진 대처법 ▲급발진에서 살아남는 방법 등 다양한 제목의 영상들을 찾아볼 수 있다.
대체로 '브레이크를 세게 밟고, 변속기 기어 레버는 중립(N)에 두라. 그리고 사이드 브레이크를 채워라'라는 내용이 공통으로 담긴다. 사이드 브레이크가 수동인 경우 차량이 돌지 않게 천천히 올리고, 전자식은 4초가량 당겨야 한다고 소개하고 있다.
일부 영상에서는 시동을 꺼야 한다거나, 기어를 주차(P) 상태에 둘 경우 핸들이 잠길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는 내용이 다뤄지기도 했다.
이들 영상은 많게는 1500만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으며, 수백만회에 달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해당 콘텐츠를 접한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시동을 끄면 되지 않나', '시동을 끄면 핸들 조작이 안 돼서 위험하다', '도대체 누구 말이 맞는 건가' 등 갑론을박도 벌어지고 있다.
실제로 브레이크를 밟고 변속기를 조절하는 등의 방식이 동력을 차단하는 효과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자동차급발진연구회장인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뉴시스와 통화에서 "그런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며 "미국에서 일반적으로 얘기하는 것과 비슷한데, 브레이크는 한 번에 밟고 변속기를 중립에 놓고 시동 스위치를 끈다 이렇게 세 가지를 말한다"고 전했다.
김 교수는 "마지막 단계에서 시동을 끌 수 있으면 끄면 된다. 그러나 꺼도 가속이 된다"며 "핸들(이 잠길 수 있어 위험하다는 이야기)은 상황에 따라 다르다. 동전의 양면이기 때문에 어떤 것이 답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운전자가 급발진 과실을 입증하는 차원에서 기어를 N보다 P에 두는 게 도움이 된다는 의견도 나왔다.
박진혁 서정대 자동차과 교수는 "N에서도, P에서도 (차량 동력이) 차단된다"면서도 "P로 바꾸면 '드르륵'하는 변속기 내부 소리가 발생하는데, 블랙박스 영상에도 저장된다. 급발진 상황에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은 상태로 (기어를) P에 놨다는 증거"라고 언급했다.
박 교수는 핸들 락과 관련해선 "예전에 (꽂는) 열쇠인 경우 시동을 끄고 조향 핸들을 돌리면 락이 걸린다"며 "(다만) 지금처럼 브레이크를 밟고 시동키를 누르는 버튼식은 기어를 P로 놓거나, 시동을 끄더라도 조향 핸들은 돌아간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현실적인 대처법 숙지 및 대책 마련의 중요성을 보다 강조했다.
김 교수는 "(실제로) 급발진이 일어났을 때 (해당 대처 방법들을) 전문가들도 하기 어렵다. 한순간의 선택이 목숨을 좌우한다"며 "제일 중요한 건 차가 자신의 의지대로 움직이지 않을 경우 빨리 차를 세워야 된다는 거다. (주변에 있는) 차를 피하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전봇대, 가로수, 가로등 이런 수직 구조물에 부딪히면 에너지가 집중되기 때문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는다"며 "제일 좋은 방법은 (주변에 있는) 차에 부딪치는 것이다. 자동차 엔진룸과 트렁크룸의 에너지 분산 구조가 사람이 만든 구조물 중 가장 좋다"고 덧붙였다.
박 교수는 "정부,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주행 시험장 또는 소방본부의 시뮬레이터처럼 급발진 체험 센터를 만들어야 한다"며 "실제 급발진이 일어났을 때 자동차를 어떻게 대처해야 되는지 미리 숙지하면 실제 상황이 닥쳤을 때 활용할 수 있다"고 했다.
한편 국회입법조사처의 '자동차 급발진 의심 사고의 입증책임 관련 쟁점과 향후 개선 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에 접수된 자동차 급발진 의심 신고 건수는 지난 2018년 39건, 2019년 33건, 2020년 25건, 2021년 39건, 2022년 15건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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