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게인 2019′ 한국, 강호 프랑스 잡고 첫 승 사냥
“오늘 나온 득점 상황은 미리 계획하고 준비했기 때문에 나온 장면들이었습니다.”
23일(한국 시각) 아르헨티나 멘도사 말비나스 아르헨티나스 경기장. 2023 FIFA(국제축구연맹) U-20(20세 이하)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에서 1골 1도움을 올린 대표팀 주장 이승원(20·강원)은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다 계획이 있었다”고 털어 놓았다. 이승원과 이영준(20·김천 상무)의 연속 골에 힘입어 한국은 유럽 강호 프랑스를 2대1로 제압하고 이날 온두라스를 2대1로 물리친 감비아와 F조 공동 선두가 됐다. 2013년 대회 챔피언이자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 후보였던 프랑스를 상대로 거둔 짜릿한 승리였다.
김은중(44) 대표팀 감독은 “프랑스를 대비해 꾸준히 연습하고 준비한 역습과 수비 전략을 선수들이 잘 수행해줬다”며 승점 확보에 대한 자신감은 가지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날 경기는 슈팅 개수에서 23대9, 볼 점유율에서 57대31로 앞선 프랑스가 전반적으로 지배하는 양상을 보였다. 하지만 한국은 준비된 플레이로 골을 만들어낸 결정력에서 프랑스를 앞섰다.
전반 22분 한국은 프랑스 코너킥 상황에서 흘러나온 공을 따내 단번에 역습에 성공, 선제골을 만들었다. 왼쪽 측면을 드리블로 돌파한 김용학(20·포르티모넨스)이 중앙으로 쇄도하던 이승원에게 패스를 연결했고, 이승원은 골키퍼와 1대1 찬스에서 골문 왼쪽 구석으로 정확한 오른발 슈팅을 찔러넣었다. 이승원은 “(김)용학이가 수비를 끌고 다니는 능력이 좋아 용학이와 ‘반대편에서 항상 침투할 준비하고 있을 테니 패스해달라’고 사전에 입을 맞췄다”고 했다.
1-0으로 전반을 앞선 한국은 후반 들어 프랑스의 공세에 고전했지만, 다시 추가 골을 뽑아냈다. 한국은 후반 19분 왼쪽 측면에서 프리킥을 얻었다. 이승원이 감아 찬 킥을 이영준이 머리로 방향만 돌려놓아 골망을 갈랐다. 이 골 역시 약속된 플레이였다. 이승원은 “(이)영준이가 ‘세트피스 상황이 오면 골문 방향으로 순간적으로 치고 들어갈 테니 짧게 올려달라’고 했고, 이 작전이 정확히 맞아들었다”고 말했다.
1골 1도움을 올리며 승리 주역이 된 미드필더 이승원은 올 시즌 강원에선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다. 이 때문에 실전 감각에 대한 우려가 나왔지만,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이날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누비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결승골의 주인공 스트라이커 이영준의 자신감도 빛난 경기였다. 한국 시각으로 이날이 생일이었던 이영준은 자축포를 쏘아올렸다. 그는 “큰 키(192cm)를 이용한 높이 싸움에 자신 있다”며 “이번 월드컵을 지켜보면 제가 어떤 선수인지 확실히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이 앞선 상황에서 석연치 않은 판정이 나왔다. 후반 21분 골키퍼 김준홍(20·김천 상무)이 상대 크로스를 펀칭으로 쳐내려던 상황에서 쇄도하던 상대 공격수와 부딪쳤다. 주심은 상대와 부딪혀 몇 분간 그라운드에 누워있던 김준홍에게 오히려 옐로카드를 주고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프랑스 매체 ‘레퀴프’조차 “의심스러운 페널티”라고 보도할 정도로 납득이 어려운 판정이었다. 이영표 KBS 해설위원은 “저런 장면에서 페널티킥을 주는 건 처음 본다”고 말할 정도였다. 결국 후반 25분 알랑 비르지니우스(20·릴OSC)가 페널티킥을 성공하며 프랑스는 1점 차로 따라붙었다.
하지만 한국은 이후 김준홍의 선방쇼를 앞세워 프랑스 파상 공세를 잘 막아내며 귀중한 승점 3점을 따냈다. 김이섭(49) 인천 골키퍼 코치 아들인 김준홍은 부상에 대해 묻자 “완전 괜찮다”며 ‘군인 정신’을 과시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각 조 1·2위는 물론 조 3위 중 상위 4팀까지 16강에 오르기 때문에 강호 프랑스를 잡은 한국의 16강행엔 초록 불이 켜졌다. ‘어게인 2019′를 꿈꾸는 한국은 2017년 16강, 2019년 준우승에 이어 3대회 연속 16강 진출을 눈앞에 뒀다. 김은중호는 26일 오전 6시 같은 장소에서 감비아에 져 벼랑 끝에 몰린 온두라스와 2차전을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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