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만에 따낸 130승' 두산 장원준 "팀이 이길 수 있는 피칭하겠다"(종합)
역대 11번째 개인 통산 130승 고지
(서울=뉴스1) 서장원 기자 = 두산 베어스 베테랑 투수 장원준(38)이 5년 만에 감격적인 승리를 수확, 개인 통산 130승을 채웠다.
장원준은 2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7피안타 4탈삼진 4실점을 기록했다.
두산이 6-4로 리드한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간 장원준은 두산이 7-5로 승리하면서 승리 투수가 됐다.
이로써 장원준은 지난 2018년 5월5일 LG 트윈스전 이후 1844일 만에 승리를 따냈다.
개인 통산 130승 고지도 밟았다. 역대 KBO리그에서 130승을 달성한 투수는 단 10명이었는데 장원준이 역대 11번째 130승 투수로 이름을 올렸다. 좌완으로는 4번째이고 역대 최다승 공동 10위가 됐다.
장원준은 지난 2020년 10월7일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전 이후 958일 만에 1군 마운드에 선발로 섰다.
해당 경기 이후 장원준에게 선발 기회는 돌아오지 않았다. 2021년 32경기, 지난해 27경기에 등판했지만 모두 구원으로 나섰다.
올 시즌에도 장원준은 2군에서 개막을 맞았다. 두산 코칭스태프는 장원준이 아직 1군에서 던질 준비가 안됐다고 판단했다.
개막 엔트리 승선이 불발됐지만 장원준은 퓨처스리그에서 선발 로테이션을 돌며 기회를 기다렸다. 4경기 선발로 나서 1승1패, 평균자책점 3.60을 기록했다.
두산 선발진에 공백이 생기면서 장원준에게도 기회가 찾아왔다. 이승엽 감독은 지난 주 대체 선발로 나섰던 이원재가 부진하자 장원준에게 선발 기회를 부여했다.
경기 전 이 감독은 "장원준이 2군에서 꾸준히 선발로 나섰다. 2군에서 좋다는 보고도 받았다. 한 주의 첫 경기이기 때문에 불펜 소모를 최소화해야 한다. 장원준이 잘 던져주길 바란다"고 호투를 바랐다.
1회를 삼자범퇴로 막은 장원준은 1-0으로 앞선 2회 위기를 맞았다.
호세 피렐라와 강민호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무사 1, 3루에 몰린 뒤 후속 타자 강한울에게 번트 안타까지 허용했다. 이 과정에서 수비 송구 실책까지 겹치면서 점수를 내줬다.
위기는 계속됐다. 오재일을 삼진 처리했지만 김태군에게 1타점 내야 안타를 맞아 역전을 허용했고, 이어진 1사 1, 2루에서 이재현에게 싹쓸이 2타점 3루타를 얻어맞았다. 점수는 1-4가 됐다. 장원준은 김지찬과 김현준을 범타 처리하고 더 이상의 실점을 막았다.
그렇게 삼성 쪽으로 넘어간 분위기는 3회말 한 순간에 뒤집혔다. 두산 타선이 장원준에게 힘을 실어줬다. 3회말 흔들리는 상대 선발 원태인을 두들겨 대거 5점을 뽑아 6-4 재역전에 성공했다.
타선의 힘을 받은 장원준은 안정을 찾았다. 4회초와 5회초도 무실점으로 막고 승리투수 요건을 갖췄다. 4회초엔 선두 타자 오재일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병살을 유도해 위기를 탈출했고, 5회초엔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이닝을 막았다.
선발로서 최소한의 몫을 한 장원준은 6회초 박치국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임무를 마쳤다. 총 투구수는 70개. 장원준이 5이닝 이상 투구한 건 지난 2018년 6월20일 잠실 넥센전(5이닝 6실점) 이후 1798일만이다.
두산은 장원준이 내려간 뒤 6회말 1점을 보태 7-4를 만들었다. 7회초 삼성에 1점을 내줬지만 더 이상 실점하지 않았고, 그대로 경기를 마쳤다. 장원준의 감격적인 130승도 그렇게 완성됐다.
경기 후 장원준은 "마운드에서 최소 실점으로 5이닝만 버티자는 생각을 했다. 무엇보다 타선이 끝까지 집중력을 발휘해 많은 점수를 뽑아줘서 승리 투수가 될 수 있었다"고 타선에 공을 돌렸다.
130승을 달성한 경기에서 배터리 호흡을 맞춘 게 양의지라는 점도 장원준에겐 뜻 깊다. 129승을 합작한 둘은 돌고돌아 5년 만에 130승을 완성했다.
장원준은 "호흡은 예전이랑 크게 다르지 않았다. 오늘은 그냥 의지 사인만 믿고 미트만 보고 던졌다"고 말했다. 5년이란 긴 시간이 흘렀지만 이전 수 많은 경기에서 맞춘 호흡은 여전히 둘의 가슴속에 남아있었다.
장원준은 2008년부터 2017년까지 8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챙기며 '꾸준함의 대명사'로 거듭났다. 하지만 2018년부터 급격히 내리막길을 탔고,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는 단 1승도 챙기지 못했다.
힘들었던 지난 시간을 돌아본 장원준은 "심리적으로 많이 쫓겼다. 빨리 복귀해서 팀에 보탬이 되겠다는 생각이 강하다보니 2군에서 너무 급하게 준비했던 것 같다. 원래 갖고 있던 밸런스도 완전히 무너졌고, 그걸 되찾는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재작년과 작년 마운드에 서면서 계속 아쉬움이 남았다. 이렇게 그만두면 분명 후회할 것 같아서 올해는 무조건 후회와 미련을 남기지 말자는 마음가짐으로 시즌에 임했다"고 덧붙였다.
길었던 아홉수를 깨고 130승을 완성한 장원준의 다음 목표는 무엇일까.
장원준은 "특별한 목표는 없다. 지금처럼 팀이 원하는 위치에서 이길 수 있는 피칭을 하는 게 지금의 제 역할이고 목표인 것 같다"고 말했다.
superpow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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