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리, 재능기부發 역풍에 고개 숙였다…"제 생각 짧고 부족" 사과[종합]
[스포티비뉴스=유은비 기자] 배우 김태리가 자신의 유튜브 브이로그 영상 자막 번역을 팬들을 상대로 재능기부 형태로 모집했다가 여론의 비판을 맞고 고개를 숙였다.
김태리는 23일 "저의 짧은 생각과 행동으로 인해 마음 불편하셨을 모든 분들께 죄송하다"고 장문의 사과글을 썼다.
김태리는 22일 자신의 SNS를 통해 "유튜브 댓글을 보니 정말 많은 나라의 팬분들이 계시더라. 모두에게 자국의 언어 자막을 드릴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 이런 아이디어가 떠올랐다"라며 "태리의 자막 제작 스피드가 너무나 답답해 '내가 하면 금방인데?' 생각하며 직접 번역에 뛰어들고 싶으신 각국의 숨은 실력자 분들이 혹시 계시지 않을까"라고 재능기부로 자신의 유튜브 브이로그 '거기가 여긴가' 자막을 번역해 달라고 요청했다.
해당 글은 공개된 이후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확산되며 논란이 일었다. 번역에 대한 정당한 비용을 지급하지 않고 '재능기부' 형식으로 구하려는 의도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대다수를 이뤘다.
길게는 한편당 40분이 넘어가는 김태리의 브이로그에서 자막 번역은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는 부분임에도 팬심을 이용해 노동력을 착취하려고 했다는 비판이다.
번역 전문가들도 하루에 A4 6장에서 10장 정도의 번역이 가능하다. 브이로그의 경우 40분간 김태리와 등장인물들이 쉴 새 없이 말을 한다고 치면 번역량이 상당했을 것으로 보인다.
비판이 점점 거세지면서 일각에서는 스타라는 특혜를 이용하려는 '연예인병' 아니냐는 날선 목소리까지 나왔다. "자막이 완성된다면 원하시는 분에 한해 메일 혹은 인스타그램 아이디를 자막 말미에 넣어드린다"라는 대목에서 많은 누리꾼은 자막 말미에 아이디를 넣는 것으로 비용을 갈음하겠다는 생각은 특권 의식이 아니냐는 비판을 보낸 것.
논란이 계속되자 김태리 소속사는 "'거기가 여긴가' 모든 시리즈 영상물에서는 광고를 포함한 그 어떠한 부분에서도 수익이 창출되지 않고 있다"라며 "김태리가 '거기가 어딘가'를 시작하기로 마음먹고 첫 발을 내디뎠을 때부터 현재 진행하는 영어 자막까지 오직 팬분들을 위한 마음 하나였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다양한 언어 자막 번역에 대한 도움을 요청드린 것 역시 더 많은 해외 팬분들이 영상을 즐겨주셨으면 하는 마음만으로 시작한 일이었다. 이러한 마음과는 다르게 저희의 부족함으로 다수의 분들에게 불편함을 드리게 되어 진심으로 죄송한 마음을 전한다"라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모든 과정에서 누군가의 마음이 옳지 않게 쓰이는 것을 바란 적이 없고, 지극히 당연하게 지급되어야 하는 부분이 있다면 정당하게 지급 되었음을 알려드린다"라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러나 소속사의 사과에도 분위기는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았다. 김태리의 언어로 쓰인 재능기부 요청이었는데도 소속사가 사과하는 것은 '대리 사과' 아니냐는 볼멘 소리까지 나왔다.
결국 김태리는 자신의 SNS를 통해 직접 사과에 나섰다. 그는 팬들에게 재능기부 형식으로 자막 번역을 요청한 것에 대해 "영상이 공개된 시점부터 지금까지 영어권뿐만 아니라 정말 다양한 나라의 팬분들께서 각국의 자막 요청을 해주셨고 영상 아래 달린 여러 언어들을 보며 이 분들이 자국의 언어로 된 자막으로 영상을 보실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다"라고 했다.
이어 "그러다 저와 팬분들이 함께 무엇인가를 완성해 본다면 의미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만 집중하게 되어 마음이 앞선 행동을 했다. 가장 중요한 문제에 있어 조심성 있게 다가갔어야 했는데, 명백히 제 생각이 부족했다"라고 팬들의 만족감에만 집중하다 가장 중요한 것을 놓쳤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태리는 "저를 사랑해 주시는 분들께 재능기부라는 형식으로 다가갔으면 안 됐다. 분명한 잘못이며 제 스스로가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깊이 반성한다"라며 "저의 짧은 생각과 행동으로 인해 마음 불편하셨을 모든 분들께 죄송하다. 앞으로는 이런 불편함 드리는 일이 없도록 더욱 세심하게 살피고 또 살피겠다"라고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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