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벨고로드 교전 종료…반체제 단체 70명 사살” 주장

손우성 기자 2023. 5. 23.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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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국방부 “민족주의 세력 격멸”
전쟁 발발 이후 최대 규모 러 본토 전투
러시아 벨고로드에서 지난 22일(현지시간) 발생한 러시아군과 반체제 단체의 교전으로 무너진 건물을 러시아군 관계자들이 살펴보고 있다. AP연합뉴스

러시아 국방부가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러시아 서부 본토 벨고로드에서 반체제 단체를 격멸하고 교전을 종료했다고 23일(현지시간) 밝혔다. 다만 이번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한 ‘러시아 자유 군단’은 여전히 전투가 계속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브리핑에서 벨고로드 교전과 관련해 “대테러작전 과정에서 공습과 포격, 국경 수비대의 적극적인 작전으로 민족주의 세력을 차단하고 격퇴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테러리스트 70여명을 사살하고 장갑차 4대, 트럭 5대를 파괴했다”며 “잔당들은 우크라이나 영토로 밀려났다”고 강조했다.

뱌체슬라프 글라드코프 벨고로드주지사는 전날 “우크라이나 사보타주(파괴공작) 그룹이 러시아 영토 그라이보론 지역에 침투했다”며 “군과 국경수비대, 연방보안국(FSB) 보안대가 적을 제거하는 데 필요한 조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상황이 악화하자 러시아 당국은 대테러작전을 선포하고 보안 강화 및 신원 확인, 통신감청 등을 진행했다. 벨로고드 지역 9개 마을 주민들에겐 대피령까지 떨어졌다.

벨고로드주는 우크라이나 동북부 수미주, 하르키우주와 인접한 러시아 서부 지역으로 우크라이나 침공에서 보급 기지 역할을 해왔던 곳이다. 외신들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 본토에 대한 침입은 종종 있었지만, 이번처럼 이틀간 교전이 이어진 건 처음이라고 전했다.

러시아 벨고로드를 공격했다고 주장하는 ‘러시아 자유 군단’ 대원들이 23일(현지시간) 노획한 러시아 장갑차에 자신들의 로고가 박힌 깃발을 내걸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 정부는 이번 공격 배후가 우크라이나라고 주장했다. 글라드코프 주지사는 “우크라이나군이 벨고로드를 공격했다”고 날을 세웠고,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 또한 브리핑에서 “우크라이나 민병대가 벨고로드 국경에서 여전히 활동 중이다. 우리로선 더 큰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공격을 벌인 이들이 러시아인 아닌가’라는 질문엔 “우크라이나 내에도 많은 러시아인이 있다”며 “우리는 이번 사건 가담자 모두가 우크라이나 민병대라고 믿는다”고 재차 강조했다.

하지만 러시아 반체제 단체 ‘러시아 자유 군단’는 영상 성명을 통해 이번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우리는 여러분과 같은 러시아인이다. 우리는 우리 아이들이 평화롭게 자라길 바란다”며 “이제는 크렘린의 독재를 끝날 때”라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러시아 자유 군단은 러시아 국방부의 상황 종료 발표에 대해 “아직 작전 수행 중”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손우성 기자 applepi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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