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납세액 100조 원…로또 1등도 안 낸다
[앵커]
내야 할 날짜가 지났는데도 못 걷은 세금이 100조 원을 넘어섰습니다.
올 1분기에만 지난해보다 세금이 24조 원이나 덜 걷혀 나라 살림살이가 걱정인데, 체납액의 4분의 1만 걷어도 해결되는 셈입니다.
특히, 4만 8천 명에 이르는 고액·상습체납자들이 내지 않은 세금만 42조 원이 넘습니다.
63억 원을 체납하고 숨진 대규모 빌라 소유자, 고가의 외제 차를 타던 유명 가수는 물론 체납액이 1,000억 원 넘는 기업인도 있습니다.
정말 돈이 없어서 세금을 못 내는 걸까요?
국세청이 추적해봤더니, 로또 복권 1등에 당첨되고도 세금은 못 낸다며 재산을 숨긴 경우가 있었습니다.
고액 체납자들의 백태를 장혁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할머니, 국세청에서 나왔습니다. 문 열어주세요!"]
굳게 문을 닫은 고액체납자.
국세청 재산추적팀은 열쇠공까지 불러 겨우 집에 들어갑니다.
["여기서 안 나가!?"]
구석에 가득 쌓인 물건들을 걷어내니 커다란 금고가 드러납니다.
[고액체납자 : "(금고 문만 열어주시면 되는데…) 문을 열어서 뭐 하려고, 내가 열어 줄 줄 알아?!"]
봉투와 가방 속에서 발견된 현찰만 4억 원, 토지매매 대금에 대한 수억 원의 양도세를 내지 않은 이 체납자, 세무당국의 추적을 피해 자녀 집에 돈을 숨긴 겁니다.
["지금 댁에 안 계신가요? 어디 계세요?"]
50억 원이 넘는 소득세를 내지 않은 회사대표, 체납자의 고급 아파트에선 뜯지도 않은 외제 고가 가방 등이 쏟아져 나옵니다.
시가로 5억 원어치입니다.
이처럼 올해 4월까지 국세청이 숨긴 재산을 찾아낸 고액·상습체납자는 557명, 이들이 내지 않은 세금이 3천8백억 원입니다.
고액 복권 당첨금을 빼돌린 36명도 처음 적발됐습니다.
세금 수억 원을 체납한 한 50대 유통업자는 로또복권 1등에 당첨돼 20억 원대의 돈을 받았지만, 국세청 압류를 피하기 위해 가족 계좌로 당첨금을 보내고 일부는 현금으로 보관했습니다.
[김동일/국세청 징세법무국장 : "당첨금 수령 계좌를 압류하여 징수하고, 가족 계좌로 이체한 당첨금에 대해 민사소송 제기를 검토하는 등 재산추적조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지난해 강제징수된 세금이 2조 5천억 원, 전체 체납액의 6% 수준입니다.
체납액의 80% 이상은 폐업 등의 이유로 사실상 징수가 불가능합니다.
국세청은 재산은닉 수법이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다며 빅데이터 활용은 물론 전담팀 규모도 두 배로 늘렸습니다.
KBS 뉴스 장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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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혁진 기자 (analogu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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