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문 "규제혁신 민관 원팀 만들자"… 尹 "제도적 뒷받침"

정지성 기자(jsjs19@mk.co.kr), 박윤균 기자(gyun@mk.co.kr), 김시균 기자(sigyun38@mk.co.kr) 2023. 5. 23.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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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반성장 힘모은 재계 총수들 올해 제34회째를 맞은 중소기업인대회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부터) 등 9대 대기업 총수를 비롯한 550여 명이 참석했다. 이승환 기자·연합뉴스

"규제 혁신을 위해 기업과 정부가 원팀이 되어야 합니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은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잔디마당에서 열린 '2023년 대한민국 중소기업인대회'에서 개회사를 통해 "우리 중소기업들도 규제 혁신이 꼭 성공하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장관들께서도 부처에서 규제개혁을 할 수 있는 일이 많은 만큼, 중소기업 현장에 한번이라도 더 오셔서 더 빠른 속도로 규제를 해결해주시길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개회사에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행사장에서 특히 주52시간제 유연화 등 노동개혁을 중심으로 한 규제개혁의 빠른 필요성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기중앙회가 전날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 2년 차에 중점 추진해야 하는 중소기업 정책으로 응답 기업 10곳 중 6곳(59.7%)이 '주52시간제·중대재해처벌법 등 노동개혁'을 꼽는 등 노동개혁에 대한 중기업계의 열망이 절실한 상황이다.

윤석열 대통령도 이 같은 중기업계의 규제 혁신 제언에 화답했다. 윤 대통령은 정부가 민간 주도 경제를 지향하며 시장이 공정하고 효율적으로 작동되도록 지원하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격려사에서 "반시장적 경제정책을 시장 중심, 민간 주도, 기업 주도 경제로 전환하기 위해 지난 1년간 최선을 다해왔다"며 "여러분들이 끊임없이 혁신하고 도전하고 성취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제도적 여건을 잘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이 말했던 조사 결과를 언급하며 참석자들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김기문 회장님께서 우리 정부의 중소기업 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기업인이 77%라는 말을 듣고 아 이게 진정한 지지율이구나 생각했다"며 "더 열심히 잘하겠다"고 전했다.

올해 34회째를 맞은 중소기업인대회는 중소벤처기업부와 중기중앙회가 개최하는 중기업계 최대 축제다. 일자리, 수출, 사회 기여 등 한국 경제 발전에 공헌한 중소·벤처기업인의 성과를 되짚어보고, 자긍심을 높이는 축제의 자리다.

중소기업인대회는 용산시대 개막 이후 2년 연속 용산(대통령실)에서 열렸으며, 윤 대통령이 올해도 직접 참석했다. 작년 윤 대통령은 취임한 지 2주가 안 된 상황에서 열린 중소기업인대회를 위해 대통령실 앞마당을 내준 바 있다.

과거 문재인 전 대통령은 불참했던 이 행사에 윤 대통령은 2년 연속 참석하면서 규제 혁신, 노동개혁, 대기업과 상생 등 중기업계 현안에 대한 강력한 정책 추진 의지를 대내외적으로 보여줬다는 평가다.

윤 대통령은 이날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자발적 상생'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세계 시장에서의 경쟁은 개별 기업 대 개별 기업의 경쟁이 아니라 생태계 대 생태계, 클러스터 대 클러스터 간 경쟁"이라며 "중소·벤처기업이 대기업과 함께 성장할 때 세계 시장에서 최고의 품질과 혁신 제품으로 경쟁할 수 있고, 그것이 우리의 경쟁력과도 직결된다"고 말했다.

기업의 적극적인 세계 시장 진출을 독려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 기업들이 두려워할 이유도 없고, 불안해할 이유도 없다"며 "세계 시장이 내 시장이라는 자신감을 가지고 용기를 내어 과감히 뛰어들어달라. 정부도 시장이 공정하고 효율적으로 작동되도록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약속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요새 경기가 어렵지만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 모두가 원팀이 돼서 노력하면 이 긴 터널도 곧 지나가리라 믿는다"고 말하며 건배를 제의했다.

이날 행사에는 윤 대통령을 포함한 정부 관계자, 중소기업 유관단체장, 중소기업 유공자, 9대 대기업 총수, 스타트업 관계자 등 총 550여 명이 참석했다. 특히 올해는 대기업 참여가 지난해 5대 그룹에서 9대 그룹으로 늘어났다. 지난해에도 참석했던 이재용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 더해 허태수 GS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사장 등이 처음 참석했다. 현재 인도 출장 중인 최정우 포스코홀딩스 회장을 제외하고 10대 그룹 회장이 사실상 모두 한자리에 모인 셈이다. 윤 정부의 신(新)동반성장 정책 기조에 재계가 적극 호응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대회의 슬로건은 '다시 뛰는 중소기업, 함께 성장하는 대한민국'이다.

특히 올해는 스타트업과의 상생에 행사 초점을 맞춰 중소기업인대회 최초로 '미래 세대 중소기업과 선배 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다짐식'(가칭 함성)이 진행됐다.

이번 다짐식은 그간 앞만 보고 달려왔던 중소기업들이 이제 미래 세대 육성을 위해 스타트업과 함께 상생·협업하겠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중소기업, 대기업, 플랫폼 기업, 소상공인업계, 여성 경제인 대표 등이 차례로 스타트업과 상생을 선언하고 청년 창업자들과 기념촬영을 진행했다.

업계는 윤 대통령의 소통 행보에 일제히 환영의 뜻을 표했다. 성상엽 벤처기업협회 회장은 "윤 대통령이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어서까지 테이블을 일일이 돌면서 굉장히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행사가 진행됐다"고 전했다. 이정한 한국여성경제인협회 회장 역시 "젊은 스타트업 대표들이 많이 왔는데, 한 스타트업 대표가 본인의 사업을 소개했더니 조언해줄 수 있는 중소벤처기업부 등 정부 관계자들을 연결해주려는 모습도 눈에 띄더라"고 전했다.

[정지성 기자 / 박윤균 기자 / 김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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