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문화회관, ‘한문연’ 탈퇴키로…“한문연 성격 달라져 더 이상 회원 무의미”
예술의전당, 국립(중앙)극장과 함께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공공극장인 세종문화회관이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한문연) 회원기관에서 빠지기로 했다. 한문연은 예술의전당·국립극장·세종문화회관 등 국·공립 문화예술회관(문예회관)을 중심으로 전국에 224개 회원기관을 두고 있다. 공공극장으로서의 역사와 규모, 역할 등 모든 면에서 상징성이 큰 세종문화회관의 한문연 탈퇴는 간단하게 볼 일이 아니다. 이를 계기로 회원기관과 공연계에서 한문연이 설립 취지에 맞게 제대로 역할을 하고 있는지를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문연은 세종문화회관이 탈퇴서에 ‘(그동안) 혜택을 받은 것이 없다’는 식으로만 간략히 써서 구체적인 탈퇴 사유가 무엇인지는 모른다고 덧붙였다.
세종문화회관 측은 한문연이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고 판단해 탈퇴 결심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종문화회관 관계자는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한문연이 당초 설립 취지에 맞게 문예회관 간 교류·협력 강화와 공연장들의 이익 대변 등 연합회로서 제 기능을 해야 하는데 어느 순간 정부 지원금을 배분하는 데 중점을 둔 지원기관으로 그 성격이 바뀌고 배분하는 과정에서도 잡음을 일으켰다”며 “더 이상 회비를 내면서까지 회원으로 남아있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문연 회원기관인 서울의 한 자치구 문화재단 대표는 통화에서 “(개인적으로) 세종문화회관이 탈퇴키로 한 게 잘한 일로 보이진 않는다”면서도 “한문연이 주요 사안을 결정하기 전에 회원기관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거나 동의를 구하는 절차 없이 진행하는 등 일을 제대로 못하는 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한문연은 전국 문예회관의 균형발전·상호 협력증진·예술유통, 소외계층을 비롯한 국민의 문화 활동지원 등 문화예술 진흥을 도모하기 위해 1996년 설립됐고, 2012년 8월 문화예술진흥법 제38조에 따라 법정법인으로 전환된 문화체육관광부 유관기관이다. 회원기관별 규모 등에 따라 연간 최대 600만원의 회비를 걷고 있으나, 300억원이 넘는 예산 대부분 정부 지원에 의존한다.
한편, 한문연은 회원 기관과 예술단체 등이 참여하는 문화예술 유통 축제인 ‘제16회 제주해비치아트페스티벌’을 다음달 12∼15일 나흘간 제주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 일대에서 개최한다고 이날 밝혔다.
한문연에 따르면, 올해 행사는 국내 공연작품의 유통을 활성화하는 데 중점을 뒀다. 200여개 문예회관, 300여개 예술단체 등 관계자 3000여명이 참여해 작품을 홍보하는 아트마켓을 개최하고, 문화예술계 종사자들이 협업하고 교류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한다.
행사 첫날에는 ‘국내외 공연장간 공연예술 교류 및 새로운 시장 개척’을 주제로 개막포럼이 열린다.
박양우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가 진행을 맡고, 정병국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 영국 에든버러 어셈블리 홀 극장장 및 페스티벌 예술감독인 윌리엄 버뎃 쿠츠 등이 발표에 나선다. 12일에는 30개 예술단체가 문예회관을 상대로 연극, 뮤지컬, 음악 등 다양한 콘텐츠를 홍보하고 문예회관에 협업을 제안하는 자리가 마련된다. 13∼14일에는 24개 민간 예술단체와 문예회관이 국내외 공연예술 관계자들을 상대로 신작 공연 하이라이트를 선보이는 쇼케이스 행사를 연다. 또한 행사 기간 약 160개 문예회관과 민간예술단체가 홍보 부스를 운영하며 문화예술계 종사자와 교류한다. 문화예술계 종사자들이 공연환경, 해외 무대기술, 예술교육을 주제로 의견을 나눌 수 있는 토론회도 열린다.
다양한 공연을 만날 수 있는 부대행사도 마련됐다. 9∼14일 제주시 탐라문화광장과 서귀포시 표선해수욕장 해변 무대에서 열리는 ‘KoCACA(코카카·한문연 영문 약칭) 프린지 페스티벌’에서는 30개 단체가 거리공연을 선보인다.10일 제주문예회관과 서귀포 예술의전당에서는 각각 국립오페라단과 국립합창단초청공연이 열리며, 11일에는 제주아트센터에서 뮤지컬 배우 손준호, 김소현, 이지훈이 무대를 꾸민다.
이승정 회장은 “(과거) 해비치아트페스티벌과 관련해 공청회 등에서 많이 비판받은 점들을 하나씩 개선해 지금까지 왔다”며 “이번 페스티벌은 대대적 변화를 통해 (공연 작품의) 해외 진출 교두보로서 역할을 확대하고 참여자들이 활발하게 교류할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이강은 선임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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