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자격시험 답안지 609건 파쇄…“다시 공부하라니 황당”
[앵커]
지난달 치러진 국가자격시험 답안지 6백여 건이 채점도 하기 전 파쇄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습니다.
산업인력공단은 피해를 본 수험생들에게 재시험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밝혔지만, 시험 준비생들은 피해가 보상될 수 없다며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석혜원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달 국가자격시험이 치러진 서울의 한 중학교입니다.
이곳에선 건설기계설비 등 61개 종목의 기사 시험에 총 609명이 응시했는데, 이들의 답안지 모두가 채점되지 않고 파쇄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산업인력공단 측은 시험 당일 서울서부지사에 인근 16개 시험장에서 치러진 답안지 포대 18개가 입고됐는데, 그 중 해당 학교에서 온 답안지 포대가 금고가 아닌 기출 시험지를 보관하는 창고에 잘못 보관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시험 다음 날 금고에 보관된 답안지는 채점 센터인 본부로 옮겨졌지만, 창고에 보관된 답안지 609장은 누락됐고, 남은 문제지와 함께 파쇄됐습니다.
공단 측은 문제가 발생하고 한 달이 지나서야 채점 과정에서 답안지가 파쇄된 사실을 파악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어수봉/산업인력공단 이사장 : "공단이 자격 검정 관리를 소홀하게 운영하여 시험 응시자 여러분께 피해를 입힌 점,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머리 숙여 사과드립니다."]
산업인력공단은 해당 수험생들이 불이익이 없도록 합격자 발표일 전인 다음 달 초에 재시험을 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응시를 원치 않으면 수수료를 전액 환불하고, 교통비 등 피해 보상 방안을 더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수험생들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정신적인 고통은 어떻게 보상 받느냐"며 황당하다는 반응이 잇따랐습니다.
공단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는 수험생은 "시험을 치른지 한 달도 넘었는데, 다시 공부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답답함을 토로했습니다.
KBS 뉴스 석혜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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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혜원 기자 (hey1@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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