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돌려막기’ 이번엔 손본다…금감원, 하나·KB증권 검사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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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증권업계를 대상으로 '채권 돌려막기' 등에 대한 검사에 나섰다.
일단은 하나증권과 케이비(KB)증권이 첫 대상인데, 자전거래가 업계에서 관행적으로 이뤄진 만큼 다른 증권사로도 검사가 확대될 여지가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채권 자전거래는 사실상 증권사들이 전부 하는 것이어서 다른 증권사들도 하나증권에 대한 금융당국의 검사 상황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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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증권업계를 대상으로 ‘채권 돌려막기’ 등에 대한 검사에 나섰다. 일단은 하나증권과 케이비(KB)증권이 첫 대상인데, 자전거래가 업계에서 관행적으로 이뤄진 만큼 다른 증권사로도 검사가 확대될 여지가 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하나증권을 대상으로 채권형 랩어카운트와 특정금전신탁 운용 실태에 대한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금감원은 다음 주 중으로 케이비증권에 대해서도 검사에 나설 예정이다.
당국은 증권사들이 단기투자 상품 운용을 위해 유치한 자금을 장기채권에 투자한 사안을 살펴보고 있다. 이들은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미스매칭’(만기 불일치) 운용 전략을 쓴 것으로 전해진다. 단기 채권형 상품을 원금 보장형처럼 판매했지만,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장단기 금리차를 이용한 전략을 쓴 것이다. 가령 3개월 만기 상품에 3개월 만기 채권이 아니라 1년 만기 채권을 넣는 식이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에는 기준금리 인상 여파와 강원중도개발공사 회생 신청 사태가 겹치면서 장기채권 가격이 폭락했다. 그러면서 증권사들은 평가손실이 커졌고, 이를 만회하기 위해 자전거래에 나섰다는 것이 당국이 들여다보고 있는 의혹이다.
자전거래는 금융회사가 자사 펀드나 계정으로 매매하는 방식을 뜻한다. 케이비증권은 하나증권에 있는 자사의 신탁 계정을 통해 자사 법인 고객 계좌에 있던 장기채를 평가손실 이전 장부가로 사들였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다만 케이비증권 쪽은 “상품 가입시 만기 미스매칭 운용 전략을 사전에 설명한 만큼 불법이 아니다. 타 증권사와의 거래도 손실을 덮을 목적이 아니라 시장에 유동성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었다”며 “시기적으로 손실을 만회하려는 목적의 거래가 아니었다”는 해명을 내놓은 상태다.
업계에서는 증권사들의 자전거래가 사실상 관행처럼 이뤄진 탓에 당국의 검사가 전방위로 확대할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채권 자전거래는 사실상 증권사들이 전부 하는 것이어서 다른 증권사들도 하나증권에 대한 금융당국의 검사 상황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해영 기자 hy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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