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정숙' 또는 '원조 디바'..엄정화, 50대에도 죽지않아[Oh!쎈 레터]
[OSEN=김나연 기자] 30년이 넘는 시간동안 배우로서, 또 가수로서 세대불문 대중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50대의 나이에도 연기와 노래 두 영역에서 꾸준한 성과를 이루며 끝나지 않는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엄정화의 이야기다.
엄정화는 지난 1992년 영화 '결혼 이야기'를 통해 배우로, 이듬해 정규 1집 'Sorrowful Secret'을 발매하고 가수로 데뷔했다. 그는 가수 데뷔 이후 '배반의 장미', 'POISON', '초대', '몰라', 'Festival', 'D.I.S.C.O' 등의 히트곡을 연이어 발매하며 전성기를 누렸다. 특히 5집 앨범 '005.1999.06'으로는 55만장의 판매고를 기록하며 인기의 정점을 찍었다. 1997년부터 2001년에 이르기까지 각종 연말 가요 시상식에서 본상을 휩쓰는 것은 당연지사.
음악적으로 더할나위없이 큰 커리어를 쌓아올린 엄정화는 배우로서도 다양한 히트작을 탄생시키며 큰 성공을 거뒀다. 영화 '결혼은, 미친 짓이다', '댄싱퀸'으로 백상예술대상 여자 최우수 연기상을 품에 안았으며 영화 '몽타주'로 대종상에서 첫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또 주연을 맡은 영화 '해운대'가 1,145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면서 '천만배우'로 자리매김했다. 드라마 '아내', '12월의 열대야', '칼잡이 오수정', '결혼 못하는 남자' 등 브라운관에서도 꾸준히 얼굴을 비추며 주연 배우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했다.
특정 분야에서 업적을 남긴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지만, 엄정화는 보란듯이 연기와 노래 두 분야에서 흥행을 거두며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이 같은 엄정화의 전성기는 50대가 넘은 지금까지도 현재진행형이다. 30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동안 주연자리를 지키며 작품 활동을 이어온 엄정화의 열정과 집념은 지난달부터 방영중인 JTBC 토일드라마 '닥터 차정숙'으로 또 한번 빛을 발하고 있다.
'닥터 차정숙'은 20년차 가정주부에서 1년차 레지던트가 된 차정숙의 찢어진 인생 봉합기를 그린 드라마. 엄정화는 오랜 전업주부 생활을 뒤로하고 20년 만에 가정의학과 레지던트 과정을 다시 시작하게 된 차정숙 역으로 분했다. 엄정화가 메인 타이틀 롤을 맡은 '닥터 차정숙'은 4.9%의 시청률로 시작해 최신 회차에서 18.5%를 기록하며 JTBC 역대 드라마 순위 4위에 오르는 등 연일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
시청률 외에도 TV, OTT 통합 드라마 화제성 부문에서 5월 2주간 1위를 기록하는가 하면(굿데이터코퍼레이션 기준), 넷플릭스 TOP10에서 발표한 5월 8일~14일 누적 시청시간 순위에서 비영어권 2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가수로서의 커리어 역시 마찬가지. 갑상샘암 수술 중 성대를 다쳐 잠시 음악 활동을 하지 못했던 엄정화는 2015년 MBC '무한도전-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 특집에 출연해 무대를 장악하며 원조 디바의 저력을 뽐냈다. 이듬해 10집 앨범 'The Cloud Dream of the Nine'을 발매하며 약 8년만에 가수로 돌아온 엄정화는 MBC '놀면 뭐하니?'를 통해 '환불원정대' 멤버 만옥으로 활동하며 화려한 귀환을 알렸다. 비록 성대 부상이라는 치명적인 핸디캡을 안고 있지만, 치열한 트레이닝 끝에 'DON'T TOUCH ME'를 성공적으로 대중들에 선보이며 뭉클한 감동을 안겼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엄정화는 오는 25일 첫 방송을 앞둔 tvN 새 예능프로그램 '댄스가수 유랑단'을 통해 '원조 디바' 활약을 이어간다. '댄스가수 유랑단'은 김완선, 엄정화, 이효리, 보아, 화사의 전국 투어 콘서트 이야기를 담은 프로그램. 론칭부터 화제를 모았던 '댄스가수 유랑단'은 그 인기를 입증하듯 뜨거운 티켓파워를 자랑했다. 공연 영상 역시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확산되며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연령주의가 만연한 연예계에서 50대, 특히 여성 연예인이 살아남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 악조건 속에서도 엄정화는 주연 자리에서 밀려나지 않고, 보란듯이 흥행을 이끌었다. 이에 그치지 않고 '50대 여성 댄스가수'라는 불모지에 당당히 선구자로 나서며 많은 후배 아티스트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 그렇기에 엄정화에게 찾아온 제2의 전성기가 더욱 반갑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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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OSEN DB, JTBC,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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