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부터 갚자"… 고금리에 가계부채 최대폭 감소

강길홍 2023. 5. 23.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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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분기 전체 가계 신용(빚)이 역대 최대 폭으로 감소했다.

작년 4분기(-3조6000억원)에 이어 가계신용 규모는 두 분기 연속 뒷걸음쳤고, 감소액(13조7000억원)의 경우 집계가 시작된 2002년 4분기 이후 최대 기록이다.

가계신용 중 판매신용(카드 대금)을 뺀 가계대출만 보면 1분기 말 잔액이 1739조5000억원으로 4분기 말(1749조8000억원)보다 10조3000억원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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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말 기준 가계신용잔액 1854조
지난해 4분기보다 13조7000억↓
상환 서두르고 소비 줄이는 경향

올 1분기 전체 가계 신용(빚)이 역대 최대 폭으로 감소했다. 고금리 상황이 이어지면서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신용대출이 줄어든 영향이다. 다만 주택담보대출은 오히려 증가하면서 향후 가계부채 축소세가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같은 가계부채 축소세가 이어질 경우 연체율 관리에도 어려움이 예상된다. 최근 상승세가 이어지던 국내은행 대출 연체율도 3월 들어 전월 대비 소폭 하락했지만 1년 전과 비교하면 상승 흐름이 유지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2023년 1분기 가계신용(잠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853조9000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12월 말 기준 1867조원)보다 13조7000억원 줄었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은행·보험사·대부업체·공적 금융기관 등에서 받은 대출에 결제 전 카드 사용금액(판매신용)까지 더한 '포괄적 가계 빚(부채)'을 말한다. 작년 4분기(-3조6000억원)에 이어 가계신용 규모는 두 분기 연속 뒷걸음쳤고, 감소액(13조7000억원)의 경우 집계가 시작된 2002년 4분기 이후 최대 기록이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고금리 상황 속에서 가계들이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빚 상환을 서두르고, 소비를 줄인 결과로 풀이된다.

가계신용 중 판매신용(카드 대금)을 뺀 가계대출만 보면 1분기 말 잔액이 1739조5000억원으로 4분기 말(1749조8000억원)보다 10조3000억원 감소했다. 전분기 대비 감소 폭으로는 역대 최대 기록이며, 3분기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721조6000억원)은 15조6000억원 줄며 6분기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높은 수준의 대출금리 및 대출규제 지속, 연초 상여금 유입에 따른 대출금 상환 증가 등이 영향을 미쳤다.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잔액 1017조9000억원)의 경우 5조3000억원 늘어 최대 잔액 기록을 또 경신했다. 증가 폭도 전 분기(4조7000억원)보다 오히려 커졌다. 박창현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신용대출 등 기타 대출은 높은 금리와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대출 규제 등으로 계속 감소세를 이어갔다"며 "그러나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정책모기지 취급, 주택거래 회복 등의 영향으로 늘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정부가 서민 실수요자를 위한 특례보금자리론을 공급하고 있는 가운데 인터넷전문은행이 3%대 주택담보대출을 내놓는 등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2분기에는 가계부채 축소세는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 팀장은 "대출금리가 낮아지고 부동산 거래가 회복되면서 4월 전체 금융기관 가계대출이 2000억원 증가로 전환한 만큼 가계 부채의 축소세도 다소 둔화하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말했다.

가계 부채 축소세가 둔화되면 연체율 관리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1개월이상 원리금 연체기준)은 0.33%로 전월말(0.36%) 대비 0.03%포인트(p) 하락했다. 은행들이 통상적으로 분기말에 연체채권 관리를 강화하는 경향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전년 동월(0.22%)과 비교하면 0.11%p 상승한 수치로 상승 흐름이 유지되고 있다.

특히 기업대출 연체율(0.35%)은 전월(0.39%) 대비 0.04%p 하락했지만 가계대출 연체율(0.31%)은 전월말(0.32%)보다 0.01%p 낮아지는데 그쳤다. 주택담보대출 연체율(0.20%)은 전월말(0.20%)과 유사한 수준이고, 주택담보대출을 제외한 가계대출(신용대출 등)의 연체율(0.59%)은 전월말(0.64%) 대비 0.05%p 하락했다.

강길홍·이미선기자 sliz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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