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시찰단 오니 속내 드러낸 일본 “후쿠시마 수산물도 수입 재개를”
한국 전문가 시찰단이 23일부터 1박2일 일정으로 도쿄전력 후쿠시마 제1원전을 방문해 오염수 해양 방류 현장 점검을 시작했다. 일본 정부는 이번 방문으로 오염수 방류의 안전성에 대한 한국 내 이해가 깊어질 것이라면서,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 금지 해제까지 언급했다. 한국 시찰단이 오염수 방류에 큰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릴 경우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재개 요구에 나설 가능성이 커 보인다.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장을 단장으로 한 한국 시찰단은 23일 오전 후쿠시마 제1원전 현장을 방문해 오염수에서 방사성 물질을 제거하는 핵심 설비인 다핵종제거설비(ALPS)를 살펴봤다. 이어 방류 전 오염수를 저장하고 핵종을 측정하는 K4 탱크를 점검했다.
시찰단은 유 단장과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 원전·방사선 전문가 19명, 한국해양과학기술원(KOIST) 해양환경 방사능 전문가 1명 등 모두 21명으로 구성됐다. 그러나 1박 2일이라는 짧은 기간과 ‘시찰’이라는 형태가 오염수 안전성을 검증하기에 충분한지에 대한 우려가 시찰단 방일 전부터 끊이지 않았다.
일본 정부는 이날 시찰단의 방문 사실을 밝히며 오염수의 안전성과 함께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 금지 조처 해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이날 오전 정례 브리핑에서 한국 시찰단 관련 질문에 “(한국 시찰단은) 경제산업성의 동참 하에 도쿄전력으로부터 설명을 들을 예정”이라며 “이번 시찰을 통해 한국 내 ALPS 처리수 해양 방류의 안전성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도록 노력해 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이번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일치한 내용에 근거해 투명성 높은 정보를 내놓아 (오염수 방류에 대한) 국제 사회의 이해를 높이는 대처를 해나갈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노무라 데쓰로 농림수산상은 각의 후 기자회견에서 한국에서 예민하게 받아들여지는 후쿠시마산 농산물 수입 재개를 직접 거론했다. 그는 “한국은 후쿠시마와 미야기 등 8개 현 모든 수산물의 수입을 금지하고 있다”면서 “이번 시찰은 처리수(일본이 오염수를 부르는 용어)의 조사가 중심이라고 들었지만, 그것에 더해 수입 제한 해제에 대해서도 부탁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NHK가 보도했다. NHK는 노무라 농림수산상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정부가 (한국에) 수산물 수입 중지 해제도 요청할 생각을 보인 것”이라고 전했다.
일본 정부는 다음달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오염수 관련 최종 보고서가 나오면 이를 근거로 올 7~8월 방류를 강행할 방침이다.
손우성 기자 applepi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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