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40% 떨어졌던 고덕 가보니... 급매 소진되며 ‘바닥을 찍었다’ 인식 확산

김송이 기자 2023. 5. 23.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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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수요 많아 가격 지지력 강한 편”
급매 소진되자, 집주인들 매도 호가 올려
비즈밸리 조성·지하철 9호선 연장 긍정적 영향

“급매는 다 소진됐어요. 상승 거래가 나오다보니 지켜보던 집주인들도 호가를 올려 매물을 내놓고 있네요.”

23일 찾은 서울 강동구 고덕동 ‘고덕그라시움’ 상가의 한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급매물이 남아있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 관계자는 “몇 개 안 남아있던 급매물은 이달 초까지 다 팔려서 현재는 호가 범위가 한 단계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23일 서울 강동구 고덕동 '고덕 그라시움(왼쪽)'과 '고덕 아르테온'의 모습 / 김송이 기자

최근 고덕동은 강동구는 물론 서울에서도 활발한 거래량을 보여준다. 아실이 집계한 3~5월 거래량이 많은 단지 상위 5개 단지 중 2개 단지가 고덕그라시움,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 등 고덕동 소재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3~4월 강동구 고덕동에서 체결된 매매건수만 99건이다.

매매 수요가 늘어나면서 아파트값도 오름세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고덕그라시움 전용면적 59㎡는 이달 들어 10억7000만원~12억원 사이에 거래됐다. 현재 나와있는 매물의 호가는 최저 11억5000만원이다. 지난 1월만 해도 실거래가가 9억7000만원~10억6000만원에 형성됐다.

고덕그라시움 건너편 ‘고덕 아르테온’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지난 1월 최저 12억4500만원에 매매됐던 고덕 아르테온 전용 84㎡는 이달 들어 최저 12억9300만원, 최고 14억3000만원에 팔렸다. 현재 나와있는 전용 84㎡ 매물 중 호가가 가장 낮은 것은 14억원이다.

고덕동 일대 신축아파트는 지난해 금리인상으로 시작된 부동산 침체의 직격탄을 맞았던 곳이다. 고덕그라시움 전용 84㎡의 매매가격은 올해 초 12억2500만원까지 떨어졌다. 최고가 거래인 지난 2021년 10월 20억원과 비교하면 38.8% 급락한 것이다. 그러나 최근엔 다시 16억원대를 회복했다.

인근 A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올초까지 저가 매물이 다 소진되고 가격이 점점 오르면서 지켜보던 매수자들이 문의를 많이 하고 있다”면서 “지난 주에도 몇 건 매매 계약을 체결했고, 어제도 한 건 성공했다. 오늘도 매물을 보기 위해 예약해둔 팀이 있다”고 했다.

23일 서울 강동구 고덕동 '고덕 그라시움' 단지 모습 / 김송이 기자
23일 서울 강동구 고덕동 '고덕 그라시움' 단지 내 공인중개업소들 / 김송이 기자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들에 따르면, 고덕동 일대는 점차 매도자 우위 시장으로 바뀌는 분위기다. 집주인들이 거래가 점차 되살아나고 집을 보러 오는 수요자들이 늘면서 실거래를 지켜보다 그 이상으로 호가를 형성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출 금리가 안정되고 대출 등 규제가 완화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

B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대출에 허덕여 매물을 내놓던 시기는 끝났다”면서 “이곳은 실거주도 많지만, 송파구 등 인근 지역에 살면서 투자 목적으로 소유한 집주인들이 많다. 그만큼 자금 여유가 있는 집주인들이 대부분이라 현재는 가격 지지력이 강한 편”이라고 했다.

고덕동 집값 회복에는 ‘바닥을 찍었다’는 인식과 함께 인근에 예정된 각종 호재가 영향을 미쳤다. 고덕지구 북측에는 상업업무복합지구인 ‘고덕 비즈밸리’가 조성되고 있다. 내년까지 고덕 이케아 등 상업시설을 포함해 신라교역, 한전KDN 등 150여 개 기업의 입주가 예정돼 있는데, 입주가 완료되면 1만5000여명의 이상이 근무할 전망이다.

교통망도 개선되고 있다. 오는 2028년까지 서울 지하철 9호선이 강동구 고덕강일지구까지 이어지는데, 9호선 연장이 완료되면 고덕동 주민들은 서울 강남까지 30분 이내에 도착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한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하반기 시장 상황이 어떨지 몰라 단정할 순 없지만, 고덕 아파트값은 이제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고덕동 신축 아파트들은 과거 상승장 때 급등에 따른 조정을 받았지만, 최근엔 급매물이 소진되고 차상위 매물에 대한 수요가 움직이고 있다”면서 “신축 아파트 선호로 인한 수요도 일어나고 있는데, 차상위 매물에 대한 선호가 대세가 됐다고 단정짓기는 아직 이른 상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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