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소녀 출신 미야 "인터뷰는 오해…K팝 시스템서 많이 배워"
기사내용 요약
日 아사히신문 인터뷰 내용 곡해돼 번역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인터뷰이의 발언과 인터뷰어의 의도는 텍스트로 옮겨졌을 때 왜곡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텍스트가 외국어 원문을 번역한 것이라면, 인터뷰 전체 맥락이 곡해될 여지가 더 많다.
지난 21일 온라인에 공개된 K팝 걸그룹 '공원소녀' 출신 미야의 일본 아사히신문 인터뷰가 그 중 하나다. 전체 원문 보기는 유료인데, 단편적인 내용만 '감옥' '학대' 등의 자극적인 타이틀을 달고 한국어로 번역돼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2018년 4월 한국에서 연습생 생활을 시작해 약 반년 만인 그 해 9월 공원소녀 멤버로 데뷔한 미야는 우여곡절을 겪기는 했다. 자신을 발굴한 소속사가 회생절차를 밟게 되면서 1년 만에 멤버들과 다른 소속사로 이적했다. 하지만 코로나19 등으로 활동에 어려움을 겪었다. 2021년 5월 앨범을 끝으로 소속사의 지원이 힘들어지자 결국 멤버들은 올해 1월 전속계약 효력 부존재 확인 청구 소송을 냈고 승소했다. 이후 미야는 일본으로 돌아와 새 활동을 모색해왔다.
하지만 미야는 23일 뉴시스와 화상 인터뷰에서 지난 5년의 K팝 아이돌 생활에 대해 전혀 부정적으로 말하지 않았다. "(아사히신문 인터뷰에 대해) 무엇보다 결코 특정 누군가를 비난하기 위한 폭로성 인터뷰가 아니라 K팝 활동을 계속 꿈꾸며 자신의 새로운 출발을 널리 알리고 싶은 마음을 밝힌 것이 중심이 된 인터뷰였다"는 점을 강조했다
우선 '감옥에 있었다'는 표현은 기사 원문을 확인하면 알 수 있지만, 공원소녀 멤버와 통화를 하면서 추억을 떠올리다 나온 자조 섞은 농담이었다. 학대라는 표현은 전혀 쓰지 않았다. 먹는 음식을 제한한 체중 관리 부분에 대해서도 힘들었지만 아이돌로서 당연히 해야 하는 '자기 관리' 뉘앙스에 방점이 찍혀있었다.
오히려 아사히신문과 인터뷰 내내 한국 소속사가 자신을 관리해준 것에 대해 감사함을 표했고, 해당 인터뷰 내내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고 미야 측 관계자는 전했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 당혹스러워하는 모습이 역력한 그녀는 "계속 한국 활동을 꿈꾸는 상황에서 의도와 달리 내용이 잘못 전해졌는데 더 이상 오해를 만들고 싶지 않다"고 조심스레 말했다.
분명 과거의 K팝 시스템은 강압적인 측면이 있었지만 전 세계가 주목하면서 점차 선진화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과거 제왕적 프로듀서 시스템에서 벗어나 더 이상 일부 권력만으로 좌지우지 할 수 있는 세계가 아니라는 얘기다. 미야 역시 "K팝 시스템에 대해 존중해왔고 여전히 그렇다"고 했다. 다음은 그녀와 나눈 일문일답.
-현재 인터뷰가 오역이 된 이후 한국에선 많은 오해가 퍼져 있어요. 어떤 점이 가장 오해인가요?
"일단 전 인터뷰에서 폭로를 할 생각이 전혀 없었어요. 일부 한국 언론 기사 제목에 '학대'라는 표현이 사용됐는데 전 학대당한 적도 없고 학대 비슷한 걸 느껴본 적도 없습니다. 그런데 그 위주로 기사가 나오니까 당혹스러웠습니다."
-'감옥'이라는 표현을 써서 오해가 커졌어요.
"그건 진짜로 멤버들끼리 농담 삼아 하는 말이었어요. 자조적으로 쓴 말이죠. 솔직히 분명 힘들 때는 있었지만 이 생활이 정말 감옥처럼 느껴진 적은 결코 없었습니다."
-힘들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제가 외국인이라 말을 잘 하지 못하는 부분이 가장 답답했어요. (체중 관리에 대한 부분은) 당연한 것이었고 저희도 동의했던 부분입니다. 식단 조절로 힘들었지만 그걸 회사가 강압적으로 시키지는 않았어요. 저희도 필요했으니까 했던 거죠."
-K팝 시스템에 대해선 어떻게 보세요?
"정말 존중해요.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잖아요. 무엇보다 연습생이 아티스트로 성장해나가는 것에 대해 적극 지원해주는 최고의 시스템이 있다는 것이 놀라워요. 춤·노래 레슨뿐 아니라 몸과 외모 관리도 적극적으로 해주고 무대에서 최고로 멋있게 만들어주잖아요."
-K팝 아이돌을 하면서 가장 성장한 부분은 무엇인가요?
"K팝 그룹 빅스를 좋아했던 전 길거리에서 빅스의 커버 댄스를 하던 사람이었어요. 그런데 어느 날 무대 위에서 직접 표현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K팝 아이돌이 됐죠. 실제 무대 위에 서면서 책임감이 강해졌고 프로페셔널한 사람이 됐어요."
-빅스 일부 멤버들을 만나기도 했다고요. 팬 입장에서 기분이 어땠나요?
"너무 멋있었는데 제가 긴장을 너무 많이 해서 겨우 인사만 드렸어요. 동경이 더 컸죠."
-공원소녀는 확실한 세계관을 갖고 있는 등 독특한 팀이었죠. 지속하길 바라던 멤버들의 바람과 달리 회사 사정으로 활동을 중단하게 됐는데, 많이 아쉬울 거 같아요.
"확실히 다른 세계관이 있었고 일곱 멤버 모두 캐릭터가 달랐죠. 저희만의 확실한 색깔이 있었습니다. 활동을 하면서 실력이 늘어나니까 앞으로 활동이 기대됐고, 무엇보다 다양한 콘셉트를 갖고 있었기 때문에 그걸 하나씩 보여줄 수 있겠다는 설렘도 있었죠. 다른 콘셉트를 더 보여드리지 못해 그 부분이 아쉬워요."
-미야 씨는 '걸크러시' 이미지로 인기를 누렸죠. 본래 자신의 개성이었다고요.
"회사에서 새로 이미지를 만들지 않고, 제가 가진 개성을 더 잘 살릴 수 있게 도와줬어요."
-한국 소속사가 비자 관련 처리를 실수해 미야 씨 등 외국인 멤버들이 한때 불법체류자가 되기도 했다고요.
"그건 비지니스 관련 문제였어요. 분명 나쁘게 보일 수 있는 부분이지만 당시로선 어쩔 수 없었다는 생각도 듭니다."
-K팝 아이돌을 다시 할 기회가 있다면요?
"당연히 다시 해야죠. 팀 활동이 어쩔 수 없이 끝난 거잖아요. 이렇게 K팝 아이돌 활동을 계속 하고 싶은 마음이 큰데 제가 한국 생활을 나쁘게 얘기했다는 건 말이 안 됩니다. 한국에서 활동하고 싶은 마음은 지금도 있고, 앞으로도 계속 갖고 있을 거예요. 공원소녀 팀 활동을 다시 하게 된다면 당연히 같이 하고 싶고요. 오해를 풀었으면 해요."
-한국 활동이 미야 씨에게 남긴 건요?
"K팝을 밖에서 바라볼 때는 마냥 예쁘기만 했어요. 그런데 실제로 이 안에 들어와 보니까 그 예쁘고 멋있는 모습을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해야 하는지 깨달았습니다. 그런 걸 알게 되니까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더 열심히 했죠. K팝과 한국이 제게 가르쳐준 사실이에요."
-지난 4월에 일본 소속사와 계약을 하고 새로운 출발을 했어요.
"일본에서 활동을 해나가면서 한국에서 활동도 할 수 있는지를 계속 알아보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걱정하고 있을 한국 팬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저를 믿고 계속 응원해주셨으면 좋겠어요. 거기에 대해 꼭 보답하겠습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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