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감원장 “불공정거래 세력과 전쟁…거취 걸겠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주가조작 등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해 “거취를 걸고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검경이 ‘마약과의 전쟁’을 선언한데 이어 금융당국은 ‘주가조작과의 전쟁’을 선언한 셈이다. 호안투자자문 라덕연 대표(42)의 주가조작 의혹 등 최근 이상 주가 급등과 폭락 사례가 잇따르면서 자본시장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는데 따른 조치로 보인다.
이 원장은 23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자본시장 투명성 제고 유관기관 토론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선제적으로 시장 교란 세력을 적발·처벌하지 못한 것에 대해 사과드린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제가 금감원장에 취임하게 된 주된 배경과 관련해서도 임명권자(대통령)도 불공정거래 근절을 정책적으로 강조를 했다”며 “거취를 걸다시피 하는 책임감으로 올 한해 중점 정책사항으로 추진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원장은 ‘거취를 걸겠다는 말은 사의를 의미하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금감원은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응하기 위해 사전 예방적 시장감시 기능 강화, 조사업무 조직 체계 개편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 원장은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이달 내 발표할 기회를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전 회장에 대해서는 “개별 건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하긴 어렵지만, 언론에서 문제 제기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빠짐없이 점검할 수 있도록 검찰과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김 전 회장 등 일부 대주주는 지난달 벌어진 8개 종목의 폭락을 미리 알고 주식을 매각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양석조 서울남부지검장도 김 전 회장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수사 상황은 말할 수 없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수사의) 양대 축은 인위적인 시세 조정과 주가 폭락”이라며 “양대 축을 중심으로 여러 조사 사항에 대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장에서는 금융당국의 불공정거래행위 감시강화에 대해 일단 환영하는 분위기다. 최근 신주인수권부사채(BW)등을 활용한 시세차익, 2차전지 테마주의 주가 이상 급등, 일부 증권사들의 통정거래 매매 의혹 등이 불거진 상태다. 다만 금융당국이 이번 조치를 빌미로 일반 증권사로 과도하게 조사를 확대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경계하는 시각도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혼탁한 시장 상황을 볼때 선량한 투자자들을 보호하고 시장의 신뢰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조치”라며 “향후 어떤 식으로 조사가 진행되고, 어떤 성과를 내는 지에 따라 시장의 평가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채영 기자 c0c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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