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명관 "소설 ‘고래’ 이야기의 힘”…英부커상 내일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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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의 힘이 아닐까 싶습니다." 2004년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 '고래'로 영국 최고권위 문학상인 부커상 국제부문 최종후보에 오른 천명관(59) 작가는 이렇게 소감을 대신했다.
천 작가의 장편소설 '고래'가 영국 최고 권위의 문학상인 부커상을 수상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18일 영국으로 출국한 천 작가는 시상식에 앞서 부커상 최종 후보 낭동회와 북토크 등을 가진 뒤 27일까지 영국에 더 머물며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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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커상 국제부문 최종 후보에 올라
심사평 “이런 소설은 없었다” 극찬
수상 시 한강 ‘채식주의자’ 이어 두번째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이야기의 힘이 아닐까 싶습니다.” 2004년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 ‘고래’로 영국 최고권위 문학상인 부커상 국제부문 최종후보에 오른 천명관(59) 작가는 이렇게 소감을 대신했다.
천 작가는 최근 이데일리와의 전화 통화에서 소설 ‘고래’가 지금까지 읽히는 이유에 대해 ‘이야기의 힘’을 꼽았다. 그는 “신화적 상상력과 민담 등 판타지적 요소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점이 다른 소설들과 다른 점이 아닐까 싶다”며 “여전히 우리, 인간의 이야기”라고 웃었다.
천 작가의 장편소설 ‘고래’가 영국 최고 권위의 문학상인 부커상을 수상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부커상 심사위원회는 23일 오후 9시40분부터 11시까지런던 스카이가든에서 본 행사와 시상식을 열고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의 수상작을 발표한다. 우리나라 시간으로 발표 예정 시각은 24일 새벽 6시30분에서 7시 사이다.
장편 ‘고래’는 2004년 출간 이후 꾸준히 소설 애호가들을 사로잡아온 스테디셀러로, 10만부 넘게 팔렸다. 이번 후보 지명으로 국내 출간 19년 만에 다시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천 작가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문학의 세계적 위상이 높아진 때에 맞춰 책이 번역된 덕분”이라며 “19년 전 책이 번역됐다면 후보에 오르지도 못했을 것”이라고 겸손해했다.
천 작가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골프 가게 점원, 보험 외판원으로 일하며 20대를 보냈다. 서른 넘어 영화계에 뛰어들었다. 극장 입회인, 영화사 직원을 거쳐 시나리오 작가가 됐다. ‘총잡이’(1995), ‘북경반점’(1999) 등의 각본을 쓰다가 동생의 권유로 소설을 쓴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최근엔 ‘뜨거운 피’로 영화감독에 데뷔했다.
천 작가의 ‘글발’은 ‘고래’ 속 문장 곳곳에서 드러난다. “인생을 살아간다는 건 끊임없이 먼지를 닦아내는 일이야”(10쪽), “노파의 말라비틀어진 육체는 점점 더 썩어들어갔다. 그것은 세상의 법칙이었다”(23쪽), “우리는 우리가 하는 행동에 의해 우리가 된다”(188쪽).
2004년 발표한 소설은 올해 초 영미권에서 번역 출간됐다. 2016년말 미국인 문학 에이전트 켈리 팰거너가 한국에 있는 천 작가를 찾아와 “‘고래’를 세계에 소개하고 싶다”며 “믿고 맡겨달라”고 설득했다.
한국 작품이 부커상 국제부문 최종 후보에 오른 건 이번이 네 번째다. 2016년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가 최종심에 올라 부커상 전신인 맨부커 국제부문상을 받았고, 한강의 ‘흰‘(2018년), 정보라의 ‘저주토끼’(2022년)는 최종 후보에 올랐다.
올해 ‘고래’와 함께 최종심에 오른 5편은 프랑스 작가 마리즈 콩데의 ‘신세계의 복음’, 코트디부아르 작가 가우즈의 ‘스탠딩 헤비’, 불가리아의 작가이자 시인 게오르기 고스포디노프의 ‘타임 셸터’, 스페인 출신 에바 발타사르의 ‘볼더’, 멕시코 출신 과달루페 네텔의 ‘스틸본’ 등이다. 수상 작가와 번역가는 상금 5만 파운드(약 8000만원)를 나눠받게 된다.
올해 수상작은 24일(이하 한국시간) 새벽에 가려진다. 18일 영국으로 출국한 천 작가는 시상식에 앞서 부커상 최종 후보 낭동회와 북토크 등을 가진 뒤 27일까지 영국에 더 머물며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수상 시 국내에서 기자간담회를 연다.
김미경 (midory@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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