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국영령 기리는 자리…박용진 “전관예우로 50억 원 번 박민식, 절대 부적격”
22일 밤 늦게까지 이어진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국회의원 겸직 금지 위반 의혹 등을 제기한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박 후보자에 대해 “(장관으로) 절대 부적격”이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23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나와 “보훈부 장관은 독립유공자들, 호국영령들, 나라를 위해서 목숨 바친 분들을 훈·포장하고 기리고 모시고 서훈하고 보상하는 역할을 한다”며 "(박 후보자는) 사적 이익을 탐하고, 전관예우를 누리고 특히나 검사 시절에는 증거 조작으로까지 의심받는 대법원 판결이 나온 사건의 주임검사였다는 사실이 어제(22일 청문회에서) 논란이 됐다. 이런 부분에서 도덕적인 자질이 (문제가) 상당히 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절대 부적격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박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은 크게 세가지다.
① "전관예우로 1년 반 동안 소득 50억 추정... 겸직 금지 위반도"
2006년 검사를 그만 둔 박 후보자는 2008년 국회의원 당선 전까지 개인 법률사무소를 운영했다. 박용진 의원은 “ 2006년 9월부터 2008년 4월까지 약 50억 정도를 번 것 같다“며 “2006년, 2007년 소득세만 7억 4,000만원을 냈다. 세무사 회계사에게 역산해달라고 부탁했더니 (소득이) 최대 50억까지도 볼 수 있다고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이런 지적에 대해 박 후보자는 전날 청문회에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또 국회의원 당선 후 당시 변호사 활동이 금지돼 있던 국회 상임위원회인 법제사법위원회 소속이었음에도 변호사로 활동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박 의원은 “(당선 후) 있던 로펌도 나와야 될 사람이 로펌(법무법인 하늘)을 새로 만들고, 로펌이 수임한 사건 중 무려 16건이나 (박 후보자가) 변호인으로 올라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박 후보자는 전날 청문회에서 “단 0.001%도 관여한 바가 없다. 국회의원 하면서 법정 변호 활동은 물리적으로 못한다”며 법무법인 직원의 단순한 행정 착오로 이름이 올라간 것이라는 입장을 견지했다. 그러나 박 의원은 "(단순 실수라면)그 기간 동안에 법무법인 하늘이 맡았던 모든 사건에 (박 후보자 이름이) 다 올라갔어야 되는 거 아니냐"며 "그런데 어떤 사건은 들어가고 어떤 건 들어가지 않는 방식"이라며 실수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② 검사 시절 증거조작 의심받는 대법원 판결
박 의원은 박 후보자가 검사 시절 맡았던 법조비리 사건인 '김홍수 게이트'(2006년) 관련 의혹도 제기했다. 이란산 카펫수입 업자인 법조 브로커 김홍수씨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당시 서울고법 부장판사, 현직 경찰서장 등이 실형 또는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사건으로, 같은 혐의로 기소된 김모씨는 대법원에서 무죄를 선고 받았다.
박 의원은 "대법원 판결에 의하면 '이 증거물(김홍수의 다이어리)이 나중에 사후에 조작됐을 가능성, 사후에 쭉 일관되게 그냥 만들어서 제출됐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증거능력이 없다' 그래서 무죄가 된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며 "(박 후보자는) 그 사건의 책임자"라고 말했다. 박 후보자는 전날 청문회에서 이에 대해 "다이어리가 완전히 조작됐다는 주장은 잘 모르겠다. 검사는 그 진실성을 확인하기 위해 2, 3번 크로스 체크를 한다"고 해명했다.
③ 장관 임명 6개월 뒤 총선 출마?
총선 출마 여부도 쟁점이다. 박 후보자는 전날 청문회에서 총선 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 "정치적인 것을 제가 이렇게 생각해 볼 그동안의 겨를이 없었다"며 대답을 회피했다. 박 의원은 "(총선에 출마하면) 6개월 7개월 뒤에 (장관직을) 관둬야 된다"며 "더 웃긴 건 '대통령실이나 혹은 인사권자 주변에 누구로부터도 총선 출마 여부에 대해서 확인하는 얘기가 있었느냐' 물어봤더니 그런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검사 출신이 보훈부 장관으로 오는 것 자체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역대 보훈처장은 대부분이 군인 출신이다. 제복을 입은 분들이 평생을 국가를 위해서 헌신하다가 역시 그런 분들을 기리고 섬기는 자리에 와서 역할들을 하셨다"며 "검사 출신이 보훈처장과 보훈부 장관으로 임명되는 경우는 역대 처음으로 기억하고, 검사만이 잘할 수 있다라는 윤석열 대통령의 일종의 못된 믿음, 이게 지금 작동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이 박 후보자 지명을) 강행하겠지만 국민들은 다시 묻는다 '왜 검사냐'"라고 덧붙였다.
남보라 기자 rarar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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