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팀’ KCC를 기다리는 청구서
프로농구 전주 KCC는 비시즌의 승자다. 안그래도 우승 전력이라 평가를 받던 KCC가 자유계약선수(FA) 최대어로 불리던 최준용까지 데려오면서 KBL판 슈퍼팀이 완성됐다.
귀화한 라건아를 차치하더라도 허웅과 이승현, 최준용으로 꾸려진 라인업에는 빈 틈이 보이지 않는다. 오는 11월에는 국군체육부대에서 전역하는 송교창까지 합류한다. 허웅은 “우리 팀이 국가대표 라인업 아니냐”고 당당히 말할 정도다.
KCC로 기우는 저울은 3년 전 KBL이 하드캡 대신 소프트캡을 도입해 가능했다.
10개 구단은 미리 합의한 연봉 총액(샐러리캡)을 넘길 경우 일종의 사치세(유소년 발전기금)를 내야한다. 올해 안양 KGC인삼공사가 돈을 아낀다는 선입견을 깨면서 통합우승의 꿈을 이룬 것이 대표적이다.
이미 2년 연속 사치세를 냈던 KCC도 최준용에게 보수총액 6억원을 베팅하면서 대권에 도전하기로 결심했다. 삼성에서 데려온 가드 이호현의 첫해 보수총액도 2억 4000만원이다. KCC 관계자는 “아직 FA를 제외한 선수단의 연봉 협상이 진행되지 않아 계산이 어렵다”면서도 “시원하게 사치세를 낸다는 각오”라고 말했다.
KBL 규정에 따르면 선수단 연봉 총액이 상한선을 넘긴다면 퍼센티지에 따라 사치세 규모가 달라진다. 10%이내는 초과 금액의 30%를 내면 되지만, 10~20%와 20%초과는 각각 40%와 50%를 감수해야 한다.
농구계에선 KCC에서 나간 선수가 아직 이종현(1억 1000만원→KGC)과 박경상(3500만원→은퇴) 둘이 전부라는 점에서 연봉 총액이 33억원 안팎이 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한 구단 관계자는 “지난 시즌(26억원)과 비교해 샐러리캡이 28억원으로 늘었다”면서도 “KCC는 지난 시즌에도 총액의 108.65%를 썼다. 최준용과 이호현이 합류하고, 전역하는 송교창 역시 기존 연봉(7억 5000만원)을 일할 계산하니 110%는 가볍게 넘길 것”이라 말했다.
KCC를 기다리는 청구서에는 한 가지 변수가 있다. 최준용의 원 소속팀인 SK가 보상금(전년도 연봉의 200%) 대신 선수를 데려간다면 연봉 총액이 줄면서 사치세 부담도 덜 수 있다.
KCC 관계자는 “SK가 가드 포지션에 보강이 필요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정창영과 김지완이 떠날 가능성을 점치는 분위기다. 두 선수 모두 보수총액이 2억 5000만원이었다.
그러나 SK 측은 “우리도 돈(보상금 11억원)이 급한 것은 아니다”면서도 “정창영이나 김지완을 데려온다고 KCC 전력이 급감하는 것도 아니다. 내일(24일)까지 신중하게 결정하겠다”며 선을 그었다.
KCC는 사치세 부담이 올해가 아닌 내년부터 문제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슈퍼팀 다운 성적을 낸다면 연봉 인상 요인이 발생한다. 선수들의 자존심을 고려한다면 사치세 규모가 한참을 웃돌 수 있다. 그래서인지 최준용이 KCC행을 결정한 또 다른 배경인 미국행은 필수 불가결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전창진 KCC 감독도 “우승을 하더라도, 아니 우승을 하지 못하더라도 최준용의 미국행을 돕겠다”고 말했다. 슈퍼팀 KCC를 둘러싼 상황이 여러모로 흥미롭게 됐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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