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출' 이선균 "스스로 마이너라 느꼈는데…재난 속 내 장점 살려" [칸 현장]
"올해 4작품 개봉 예정, 의미 있는 한 해"
(칸=뉴스1) 고승아 기자 = 배우 이선균이 두 개의 주연작을 들고 프랑스 칸을 찾았다. 제76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영화 '잠'과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탈출: PROJECT SILENCE, 이하 '탈출')를 선보이며 한국영화 일정의 시작을 알린 그는 "가족들이 즐겁게 봐서 한시름 놨다"며 "이제 칸에서는 부담을 내려놓고 즐기겠다"며 웃었다.
이선균은 지난 21일(이하 현지시간)과 22일 프랑스 남부 칸 팔레 데 페스티벌 일대에서 각각 영화 '잠'과 '탈출' 인터뷰를 진행하고 영화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지난 21일 오전 '잠' 공식상영을, 이어 22일 자정께 '탈출'을 연이어 선보였다. 이에 "두 작품이나 보게 되어서 기분 좋고 행운이라 생각한다"라며 "영화를 처음 볼 때 혼자 보더라도 부담이 있는데 관객들과 같이 보니까 어떻게 보실지 궁금하기도 했다, 다행히 첫 날 (상영을 하고) 한시름 놓은 느낌이고 두 영화 다 영화제에서 처음 상영한 거니까 굉장히 기분 좋은 출발을 한 것 같다"며 미소지었다.
먼저 공개된 '잠'은 행복한 신혼부부 현수(이선균 분)와 수진(정유미 분)을 악몽처럼 덮친 남편 현수의 수면 중 이상행동, 잠드는 순간 시작되는 끔찍한 공포의 비밀을 풀기 위해 애쓰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그리는 영화로, 봉준호 감독의 조감독 출신인 유재선 감독의 첫 장편 영화다.
그는 '잠'에 대해 "되게 심플하게 쭉 가는 느낌이 좋았고, 일상적이지만 장르적이지 않나"라며 "그게 되게 재밌었다. 어떤 꾸밈이 없는 거였다"고 했다. 이어 "굉장히 일상적인 공간에서 공포가 스며들고, 평범하지만 밀도 있는 장르물로 봐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어 선보인 '탈출'은 한 치 앞도 구분할 수 없는 짙은 안갯속 붕괴 위기의 공항대교에 고립된 사람들이 예기치 못한 연쇄 재난으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극한의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다. '굿바이 싱글'의 김태곤 감독이 연출하고, '신과함께' 시리즈의 김용화 감독이 제작을 맡았다.
'탈출' 제안을 받았을 당시에 대해 "스스로도 이런 영화가 내게 들어오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는 이선균은 "내가 큰 영화의 롤을 맡았다는 의미로 한 말"이라며 "사실 이런 전형적인 루트의 영화가 나한테는 안 맞지 않나 생각했던 게 있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이어 "이런 영화는 결과가 뻔히 보이지 않나"며 "재난 환경에 빠져서 극복해 나가고 해피엔딩을 맞는 패턴이 있으니 여기에 난 현실감 있게 해보자고 생각했는데 크리처도 있어서 어떻게 해야 고민도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스스로를 마이너하게 느끼는 거라 큰 메이저의 블록버스터가 어울리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해보니) 굳이 왜 그런 생각을 갖고 있었을까 싶었다"며 "대본도 재밌게 봤고, 내 장점을 살려 현실감을 불어 넣을 수 있겠다 싶었고, 이런 장르, CG가 많은 촬영이 궁금했는데 이런 식으로 하는 걸 알게 해준 작품"이라고 덧붙였다.
이선균은 지난달 영화 '킬링 로맨스', 이달 칸에서 선보인 '잠'과 '탈출' 등 총 네 작품을 올해 선보이게 될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킬링 로맨스'에서 너무 센 걸 보여줘서 차기작에서 뭘해도 그것과는 달라 보일 것 같아서 안도감이 있다"며 "올해 내 작품이 많은데, 다행이기도 하고 한꺼번에 노출돼 두렵기도 하고 그렇다"고 했다.
올해가 의미 있는 해가 될 것 같다고 하자, "모 아니면 도"라며 웃었다. 이어 "일단 결과를 떠나서 '킬링 로맨스'는 흥행엔 참패했지만 마니아도 많고, 애착이 많이 가는 작품"이라며 "당연히 주연 배우로서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래도 올해 의미가 있는 한 해가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여러 작품의 개봉을 앞두고 있는 그에게 '현재 한국영화의 상황'에 대해 묻자, "쉽게 변할 것 같진 않다"며 "지금까지 한국영화가 잘 된 건 한국 관객들이 그 어느 것보다 한국영화를 사랑해 주셔서 올라오지 않았나, 그런데 환경이 많이 변해서 막연하게 기대하는 것도 그렇고, 또 너무 부정적으로 끝났다고 보는 건 아닌 것 같다"고 생각을 밝혔다.
그는 "한국영화의 힘은 유효한 것 같고, 마케팅 같은 면에서도 다시 한번 고민을 해보고 (방법을) 찾아 나가야 할 것 같다"며 "그리고 요즘 우리 애들도 그렇고, 젊은 층들이 어디서나 편하게 콘텐츠를 보다 보니까 지구력이 떨어지는 것 같더라, 그런 점에서 어린 친구들이 한국영화를 보는 재미를 느끼기 시작하게 한다면 좋지 않을까"라고 내다봤다.
seung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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