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때리는 아이, 어떻게 지도해야 할까요?
Q. 3세 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제가 성격이 급하고 강한 편인데 아이도 저를 닮아서 그런지 조금만 뭐라고 하면 즉각 반응을 하면서 저를 때리는 데 지금은 어려서 하지 말라고 하면 말을 듣지만 커서도 계속 그럴까봐 걱정입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아이의 기질을 충분히 이해합니다
1) 아이를 양육자와 별개로 독립적으로 살펴봅니다
아이가 양육자와 유사한 점이 있다는 생각이 전제가 되면 아이를 관찰하는 데 제한이 생길 수 있습니다. 아이의 기질을 이해하는 데 자신의 유전자를 받았다는 것만으로도 상당 부분은 단정되거나 왜곡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나와 아이를 따로 따로 분리해서 보면 새로운 시각이 열리고, 좀 더 객관적인 관점으로 아이를 살펴볼 수 있을 것입니다.
2) 양육자, 자신에 대한 이해는 충분한지 점검해 봅니다
내가 누구인지 자신을 아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이해를 한다는 것은 더욱 그렇습니다. 내가 왜 이렇게 행동하는지 그 이유를 찾는 것과 내가 그렇게 하는 것을 이해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자신을 이해하기 위해 행동에 대한 이유를 찾아야 합니다. 질문자의 질문 중에 양육자가 급하고 강하다는 표현이 있는데 그 이유가 뭘까요? 스스로 자신에 대한 탐색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프랑스 철학자 미셀 푸코는 '자신이 누구인지' 보다는 '자신이 무엇일 수 있는가'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고 합니다. 이 말은 내 안에 있는 것을 발견하는 인식의 차원이 아닌 내 안에 없는 나를 만들어가기 위해 스스로를 변형시키는 실천적인 태도를 의미합니다. 즉, 다시 정리해 보면 자신의 행동에 대한 원인을 찾고, 나를 이해하면 내가 바라는 변화된 새로운 나를 만들 수 있다는 것입니다. 급하고 강한 나로 인식하던 나를, 부드럽고 여유 있는 나로 변형시킬 수 있습니다. 아이의 특정 행동을 지도하기 전에 이와 같은 방법으로 나를 살피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3) 아이에 대한 선입견으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합니다
대체로 아이에 대한 생각은 '내 아이는 내가 가장 잘 알지'와 '내 아이인데도 잘 모르겠다'로 둘로 나뉩니다. 내 아이는 '이럴 것이고' '이래서 그렇고' 라는 생각으로 단정지어 판단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이는 경험에 의한 편견이기도 하고, 아직 충분히 경험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내 아이라는 이유만으로 아이를 안다고 하는 것인데 결과적으로, 아이의 무한한 가능성을 축소하는 것입니다. 반대로 내 아이인데도 잘 모르겠다는 것은 실제로 모른다기보다는 보지 않으려는 방어에 가깝습니다. 아이가 나를 닮았다는 생각은, 나에 안 좋은 점을 직시하고 싶지 않은 마음으로 이어져서 '내 아이인데도 모르겠다' 로 표현될 수 있습니다. 결국, 두 경우 모두 아이를 나와 독립된 대상이 아닌 종속된 관계, 나의 일부로 인지한다는 의미이고, 이는 선입견을 만들게 됩니다. 아이를 선입견으로 보게 되면 새로움을 발견하고 미지를 창조할 수 없습니다. '아이'라는 세계는 그 누구도 탐험해 본 적이 없는 새로운 세상입니다.
B. 이렇게 해봅니다
1) 아이의 행동에 양육자가 과한 반응을 하진 않았는지 체크하기 바랍니다
3세의 유아는 보여 지는 것을 그대로 보고 모방하는 시기라서 때리는 행동을 한다면 모방학습의 결과일 수 있겠습니다. 비교적 단순한 인과관계이기도 합니다.
2) 차분하고 침착한 태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주의를 기울이기 바랍니다
양육자의 급한 성향 때문에 상황을 판단할 때 과민하거나 과장될 수 있고, 그로 인한 과잉된 행동이 아이에게는 공포나 두려움으로 경험될 수 있습니다. 아이의 때리는 행동도 양육자의 강한 반응에 대해 느끼는 두려움의 반작용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아이의 정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큰 소리, 경직된 표정, 격한 움직임 등을 유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3) 양육자의 불안을 조절해 봅니다
일상생활에서 과하게 반응하는 편이라면 그 배경이 되는 심리는 불안일 수 있습니다. 상황을 위험하다고 감지한 무의식은 과한 반응으로 방어를 위한 공격 태세를 갖추게 됩니다. 이는 불안으로 인한 인지 왜곡으로도 볼 수 있는데 침착하게 상황을 파악한다면 판단하는 데 오류가 덜 할 것입니다. 또, 다른 방법은 호흡을 고르게 하는 것이 불안을 조절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긴박한 상황이나 감정적으로 고조되는 순간에는 호흡이 불규칙적인데 의식적으로라도 호흡에 집중하면 어느 정도 불안을 완화 시킬 수 있습니다. 아이가 바라보는 양육자가 어떤 모습일지, 어떤 모습이길 원하는지 안정된 이미지를 만들어보기 바랍니다.
*칼럼니스트 윤정원은 한양대학교 교육대학원 예술치료교육학과 교육학 석사, 동대학 일반대학원 아동심리치료학과에서 심리치료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인간이 평생 배워야 할 단 하나의 학문이 있다면 인간에 대한 이해라는 철학과 소신으로 공감이 있는 공간 미술심리치료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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