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광장] 의대교수도 부담스러운 의대쏠림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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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나라 대학입시의 특징을 설명하는 말 중에 가장 유명한 말이 있다.
하지만 여러 가지 면에서 생각해보면 의대에 입시생이 몰리는 현상은 이상할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고, 섣불리 과열된 의대쏠림을 해결할 만한 방법이 없기도 했다.
두 번째는 의대쏠림 현상의 본질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혹시 의대에 집중하는 현상의 본질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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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나라 대학입시의 특징을 설명하는 말 중에 가장 유명한 말이 있다. 의대 쏠림이라는 말이다. 실제로 가장 우수한 학생들이 의대에 지원하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의과대학 교수로서 나는 이런 현상에 대해 어느 정도 거리를 두면서 관찰하고 있었다. 그 이유는 치열한 입시 경쟁에서 의대에 집중하는 이런 결과가 여러 가지 복잡한 원인들의 상호 작용에서 나온 결과물로서 다 나름의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가정에서였다. 물론 나도 이러한 현상이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여러 가지 면에서 생각해보면 의대에 입시생이 몰리는 현상은 이상할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고, 섣불리 과열된 의대쏠림을 해결할 만한 방법이 없기도 했다. 이런 이유로 나도 '표정관리'하는 의대교수로 지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최근의 상황을 보면서 이런 현상에 대해 나름의 견해를 밝혀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 이유가 있다. 첫째는 오로지 의대입학을 위한 노력과 비용의 정도가 선을 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의대 입학을 위해 유치원이나 초등학교부터 준비를 한다는 기사를 보고 도대체 이 과열의 끝은 한계가 없다는 생각에 절망하게 됐다. 두 번째는 의대쏠림 현상의 본질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한다는 것이다. 단순하게 옳고 그름을 떠나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게 됐는지 그 맥락을 파악해야 올바른 문제인식과 대처가 가능하다는 생각에서였다. 가령 이런 것이다. 의대쏠림만 막으면 과열된 입시경쟁과 인재가 한 곳에만 몰리는 문제가 한꺼번에 해결될 것 같다는 시각이다. 나는 이런 주장에 조금 다른 생각이다.
왜 의대 그토록 가려고 할까. 이 말의 답은 사실 우리 모두가 어느 정도는 잘 알고 있다. 실제로 우리 의과대학생들에게 물어본다. 왜 의대에 들어왔는가? 인류애를 실천하고, 국민의 건강을 지키는 것이라는 숭고한 사명으로 왔다는 답변을 들으려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학생들의 솔직한 답변에서 이런 기현상을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지 않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서이기도 하다. 의대생 대부분의 답변은 의사라는 직업이 안정적이라는 점을 먼저 꼽고, 의사 이외의 다른 선택지가 거의 없었다는 이야기를 한다. 모든 이의 존경을 받고 큰 돈을 벌어서 성공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불안한 사회에 큰 걱정없이 자기의 생활을 유지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의사를 선택했다는 것이다. 전무후무한 기현상에 대한 당사자들의 답변은 너무나 소박하기까지 하다.
역사상 가장 풍요롭다는 세상을 사는 우리의 수험생은 오히려 창의성이나 도전적인 마음으로 대학을 선택하지 않는다. 얼마나 안정적으로 직업을 유지할 수 있을까라는 가장 보수적인 기준으로 미래를 선택한다. 불안한 마음은 가장 안전한 곳에 투자를 하고 보험을 든다. 큰 성공이나 과한 욕심이 아니고 '생존'이라는 이름 앞에 '확실'이라는 말이 조금 더 어울리는 보험이 소위 전문직을 양성하는 학과에 진학하는 것이다. 이것이 혹시 의대에 집중하는 현상의 본질이 아닐까.
공부를 잘 하는 학생이 의대에 입학하는 것이 나쁜 일이 아니라면 못하게 할 수는 없다. 오히려 선택지를 다양하게 해서 의대를 가려는 학생들의 선호를 분산시켜야 한다. 전문직 이외의 다양한 직업이 안정성과 미래가 보장될 수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그렇지 않다면 이러한 쏠림 현상은 다른 형태로 나타나 사라지지 않을 것 같다.
의대 입학을 위한 사회나 개인의 비용과 노력이 과하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럼 성적이 우수한 학생이 더 많아져서 양질의 의사가 많이 배출됐을까? 입학에 사용된 노력과 비용이 의대 교육 자체에 일부라도 쓰였다면 어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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