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오염수 10ℓ 논란'만 남긴 석학의 방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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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드 앨리슨(Wade Allison) 영국 옥스퍼드대 명예교수가 지난 19일 국민의힘 '우리바다 지키기 검증 TF(태스크포스)' 초청 간담회에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의 안전성을 강조하며 한 말이다.
원자력 분야의 실험 입자물리학자로서 40년 넘게 방사선 분야를 연구한 석학이 자신의 명예를 걸고 후쿠시마 오염수의 안전성을 보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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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오염수를) 1리터(ℓ) 마셔도 2주 정도 지나면 (방사선량이) 완화된다. 심지어 그 10배의 물도 마실 수 있다"
웨이드 앨리슨(Wade Allison) 영국 옥스퍼드대 명예교수가 지난 19일 국민의힘 '우리바다 지키기 검증 TF(태스크포스)' 초청 간담회에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의 안전성을 강조하며 한 말이다. 원자력 분야의 실험 입자물리학자로서 40년 넘게 방사선 분야를 연구한 석학이 자신의 명예를 걸고 후쿠시마 오염수의 안전성을 보증한 것이다.
그러나 해외 석학의 한 마디 말로 우리 국민들의 우려가 깨끗하게 사라질까. 과학에 기반한 합리적인 토론 과정이 빠진 채 튀어나온 자극적인 표현은 결국 철저하게 갈라진 국론을 방증하는 계기가 됐을 뿐이다. 일각에서는 80세가 넘는 그의 나이를 거론하며 "손자가 마시도록 하라"는 격렬한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예상대로 정치권 역시 여야가 상반된 입장을 내놨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1일 '일본 방사성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전국 행동의 날' 행사에 참석해 "1ℓ가 아니라 10ℓ를 매일 마셔도 괜찮다고 영국의 전문가가 헛소리를 한다고 해도 확실한 것은 일본 정부 스스로 쓸모가 없고 위험한 물질이라 바다에 가져다 버린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우리바다 지키기 검증 TF' 위원장인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대표는) '너나 마셔라'는 무식한 말로 국민을 속이지 마시기 바란다"고 맞받았다. 국민의 건강과 해양 환경에 대한 중요한 결정을 내리기 위해 세계적인 석학을 초빙했는데 갈등만 증폭시킨 꼴이다.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에 대해 가장 잘 아는 사람들은 과학자들이겠지만, 일반 국민들이 그들의 얘길 토대로 합리적 의견을 형성할 수 있도록 돕는 건 정치가 할 역할이다. 세계적인 석학을 멀리까지 불러놓고 '10ℓ도 마실 수 있다'는 자극적 표현만 남긴 건 과연 누구의 책임일까.
앨리슨 명예교수는 본인 주장에 반대하는 사람의 의견에 대해 "말한 분과 실제로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다"고 말했다. 여야가 손잡고 의견이 다른 전문가들을 한 자리에 불러 토론하도록 했다면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에 대해 판단하는 데 좀 더 생산적인 자리가 되지 않았을까.
안재용 기자 po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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