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전 마지막 기록’ 해외는 20초, 우리는 5초?

이슬기 2023. 5. 22.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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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앞서보신 것처럼 차량 결함으로 인한 급발진은 인정받기 어려운게 현실인데요.

법 개정 논의와 별개로 사고 원인을 명확하게 밝히고 또 다른 급발진을 막으려면 제조사들의 노력도 중요합니다.

이슬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사고 차량의 본네트를 열자 자동차의 두뇌라고 할 수 있는 ECU, 전자제어장치가 나옵니다.

사고 데이터는 이곳을 거쳐 EDR로 불리는 '사고기록장치'에 최종 저장됩니다.

자동차 속도와 엔진 회전수인 RPM, 가속페달의 변화 값 등 15개 항목입니다.

그런데 국내 차량은 수십 초 동안 원인을 모르는 고속주행 현상이 이어지다 사고가 나도 저장되는 건 마지막 5초뿐입니다.

[윤대권/교통사고공학연구소장 : "충돌 전 5초 정도의 짧은 시간만 나오다 보니까, 전체적인 사고 분석이나 해석을 하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반면 미 포드사 등의 차량은 최대 25초까지 마지막 사고기록을 저장합니다.

미국은 자국 내 모든 차량의 '사고 기록 저장시간'을 20초 이상으로 늘리는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습니다.

[박요한/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수석연구원 : "20초 정도의 긴 시간 동안 어떻게 조작이 됐는지 어떤 이유였는지, 또한 그 전에 자동차의 고장이 발생했는지, 또 시동이 꺼졌는지 (분석할 필요가 있습니다)."]

국내 차량 제조사들은 정해진 기준을 지키고 있으며 5초만 저장하는 해외 업체도 있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같은 5초여도 해외 업체들의 기록은 간격이 훨씬 촘촘해 정보의 오차가 적고 '완결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현대기아차는 0.5초에 한 번씩 기록하지만 해외 업체 상당수는 0.1에서 0.2초에 한 번씩 정보를 저장합니다.

해외업체들은 시간뿐 아니라 자동 저장하는 항목과 범위를 더 늘리는 추세입니다.

테슬라나 토요타는 기존 EDR 외에 추가 장치를 설치해 주행과 사고 기록을 저장하고 필요 시 운전자에게 제공합니다.

[최영석/한라대 미래모빌리티공학과 겸임교수 : "(국내 업체들은) 뭔가를 공개하는 것 자체를 리스크라고 보고 있었습니다. 지금은 이제 그걸 바꿔서, 공개할수록 고객들이 자기를 믿고 자기네 제조사가 만든 차를 신뢰하고 탈 수 있다고..."]

비정상적인 급가속을 감지하면 자동으로 속도를 억제하는 '가속제압장치'도 속속 도입되고 있습니다.

일본 차량제조사들은 이 장치를 이미 도입해 국제 표준까지 논의 중인데, 국내에선 개념조차 낯선 상황입니다.

KBS 뉴스 이슬기입니다.

촬영기자:유민철 김종우/영상편집:이형주 이윤진/그래픽:고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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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기 기자 (wakeup@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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