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욱 “남국의 늪에 빠졌다…바다라면 헤엄이라도 칠텐데”

조국의 강 건넜더니, 남국의 바다 빠졌다는 지적에
“허우적거리면 허우적거릴수록 더 깊은 곳으로 빠져”

배승희 변호사가 18일 김남국 의원이 가평휴게소에서 포착됐다며 공개한 사진. 배승희 변호사 페이스북 캡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거액의 가상자산 거래·보유 논란으로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김남국 의원을 두고 당내 계파 갈등이 빚어지고 있는 데 대해 비명(비이재명)계로 분류되는 이원욱 민주당 의원이 “남국의 늪에 빠졌다”고 토로했다.

이 의원은 22일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 저널’에 출연해 “바다에서는 헤엄이라도 칠 수 있는데 그보다 훨씬 더 심하다. 허우적거리면 허우적거릴수록 더 깊은 곳으로 빠져 들어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진행자가 김 의원 사태에 당이 늑장 대처하는 것을 두고 ‘조국의 강을 건넜더니 남국의 바다에 빠졌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하자 이렇게 답변한 것이다.

이 의원은 “최근 민주당 일부 의원들이 보여준 온정적 태도와 함께 제가 이재명 대표께 ‘재명이네 마을’ 이장직에서 좀 사퇴하셨으면 좋겠다, 이런 말씀도 드렸는데 재명이네 마을 주요 공지 글 제목이 ‘김남국 의원님 힘내세요’라고 돼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 정도로 민심과 동떨어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누가, 어떤 국민이, 당이 대처하고 있는 데 대해 진정성 있구나, 참 잘 하고 있구나, 이런 이야기를 하겠는가”라고 쏘아붙였다.

이원욱 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캡처

이 의원은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른바 개딸(개혁의딸)로 불리는 민주당 강성 지지층의 문자메시지 내용을 공개하기도 했다.

그는 “거기에 우리가 신당을 창당해서라도 (공천)하겠다는 이야기, 진짜 20~30명 의원만 있어도 151석을 얻을 수 있다, 나머지는 다 몰아내야 한다고 돼 있다”며 “이런 극단적 생각을 끊어야 하는 게 아닌가라고 생각해 공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누누이 강조하고 수차례 말을 하지만, 강성 팬덤과 민주당이 절연해야 하는데 유일한 방법은 강성 팬덤으로부터 혜택을 받는 사람이 스스로 결단하고 끊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이 대표가 직접 이 문제를 끊어내지 않으면 민주당에 집단지성이라고 하는 게 만들어지지 않는다”면서 “우리가 조국의 강에서 건너지 못한 이유, 이것 또한 당시에 강성 팬덤의 영향이 굉장히 컸는데 남국의 늪에서도 헤어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민주당 지도부가 지난 주말 ‘후쿠시마 오염 처리수’ 투기를 규탄하는 집회에 참석해 윤석열 정부를 비판한 것을 두고, 일각에서 김 의원 사태로 불거진 도덕성 비판에 대한 물타기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데 대해서는 “프레임을 덮기 위해 장외 집회를 했다고 보는 건 너무 나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애초에 민주당 내에서 이 집회에 모든 지역위원회나 국회의원들이 다 참가할지, 그렇게 안 하고 자발적으로 참가하는 게 좋을지 논의가 있었다”고 했다. 이 집회에는 이 의원을 포함, 민주당 수도권 의원들 절반 이상이 참석하지 않았다.

곽선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