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대통령, EU 정상과 만찬… “자유·평화·번영을 위한 강력한 연대를 위하여”
만찬 테이블엔 한국 고유 음식 진열
한-EU간 공유 가치 재확인하기도
‘아메리칸 파이’ 노래엔 “尹 재능 부럽다” 칭찬도 나와
윤석열 대통령은 22일 한-EU 정상회담을 마치고 용산 대통령실에서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정상회의(이사회) 상임의장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을 초청해 만찬을 가졌다.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은 두 EU 정상의 첫 방한을 축하하는 뜻에서 환영을 뜻하는 프랑스어 ‘비앙브뉘’와 독일어 ‘빌코멘’을 외치면서 만찬을 시작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미셸 상임의장 및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과 약 2시간 동안 만찬을 통해 친교를 다졌다. 이날 만찬 테이블에는 한국 고유 식재료를 활용한 가리비 잣즙 냉채를 포함해 밤가루를 올린 단호박죽, 새싹 인삼이 고명으로 올라간 신안 민어찜, 양념 갈비구이, 완도산 전복 미역국, 홍삼 아이스크림과 유자 냉차 등이 올랐다.
또 윤 대통령은 ‘EU의 아버지’인 로베르 슈망이 73년 전 유럽석탄철강공동체 탄생 선언을 통해 ‘유럽은 단지 하나의 계획이 아닌, 실질적 연대감을 불러일으키는 구체적인 성과들을 통해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한 점을 상기시키면서 “그러한 성과들을 통해 통합된 EU는 이제 한국과 같은 자유민주주의 국가들과 보다 확대된 연대를 도모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오늘 한국과 EU는 그린, 보건, 디지털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포함해 협력의 폭과 깊이를 한층 확장해 나가기로 했다”며 “한국과 EU는 전략적 동반자로서 자유, 인권, 법치의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며 두터운 협력 관계를 구축해 온 한국과 유럽연합은 국제 사회에서 가장 이상적인 연대 파트너가 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두 정상을 향해 “이번 방한을 계기로 한국과 EU 관계가 지난 60년간 쌓아온 성과와 공동의 가치를 바탕으로 새로운 60년을 향해 도약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우리의 자유, 평화, 번영을 향한 강력한 연대를 위하여”라고 건배를 제의했다.
이에 샤를 미셸 EU 상임의장도 윤 대통령을 향해 “한국과 EU는 지구 반대편에 있지만 그 어떤 인접국보다도 가깝게 자유, 인권, 법치라는 가치를 공유하는 파트너”라며 “한국 전쟁 때 많은 유럽국가들이 한국에 파병했고, 유럽과 한국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자유와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한 노력에 그동안 항상 함께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우리가 공유하고 있는 가치가 침범됐는데, 한국이 우크라이나와 유럽을 지지해 준 것을 주목하며 우리가 함께 보여준 연대와 우정을 통해 앞으로 세계가 좀 더 안정적인 환경을 누리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도 “오늘 그린, 안보, 디지털 파트너십 등 다양한 논의를 했지만, 그 근간에는 한-EU FTA가 있고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저희가 공통의 가치를 나누는 파트너이자, 마음 속 깊이 민주주의와 세계 평화를 수호하고 있는 국가라는 사실”이라고 만찬사를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UN 헌장과 국제법을 수호하려는 우크라이나의 노력을 계속 지지하며 한반도를 드리우는 위협의 그림자에도 맞서 싸울 것”이라며 “저 역시 동서로 분단되었던 국가(독일)에서 왔기 때문에 분단 국가의 아픔을 잘 알고 있고, 한반도에 언젠가는 반드시 평화와 번영의 통일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대한민국의 통일된 미래와 국민들, 한국과 유럽연합의 굳건하고 오랜 관계를 ‘위하여’”라고 한국말로 건배를 제의했다.
또 이날 만찬에서는 윤 대통령이 지난달 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주재한 국빈 만찬에서 부른 ‘아메리칸 파이’가 화제가 됐다. 미셸 상임의장이 윤 대통령을 향해 “(윤석열) 대통령처럼 노래를 잘할 능력이 없기 때문에 여기서 노래를 하지 않을 것이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솔직히 탤런트(재능)가 부럽기도 하다”고 찬사를 전했다.
이에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상임의장이 노래를 안 한다고 하니 실망스럽다”며 “오늘 대통령께서 상임의장의 잔을 계속해서 채워준다면, 뒤에 오케스트라도 있으니 만큼 우리가 ‘아메리칸 파이’는 아니더라도 ‘벨기에 파이’를 들을 수 있을 것”이라며 좌중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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