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대표에 1인당 1억 부담 요구한 박서영 승마협회장…“현실 벅차다” 만화로 어려움 호소
체육회·문체부 등에도 도움 요청
협회 차원 ‘자구책 선결’ 지적 나와

항저우 아시안게임 국가대표에게 1인당 1억원의 자비 부담을 요구한 대한승마협회 박서영 회장이 불가피한 사정을 호소했다. 그러나 협회가 자구책을 내놓지 않은 상태에서 상급 단체에만 손을 벌리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박 회장은 자신이 직접 그렸다는 만화(사진)를 지난 2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개했다. 그는 “선수들을 자비로 출전시키는 결정을 내리게 돼 죄송하다”며 “선수들은 한국 승마의 꿈이고 미래지만 협회는 한국 승마의 현실을 지탱하기도 벅찬 상황”이라고 썼다.
승마협회는 지난 15일 이사회를 통해 말 수송비 등 경비로 최소 1억원을 스스로 부담하는 선수들을 항저우 아시안게임 출전 명단에 올리기로 결정했다. 아시안게임 조직위가 말의 항공 수송을 독점 계약을 맺은 독일 대행사에 일임하면서 대회 장소로 말을 옮기려면 유럽~항저우 노선을 이용할 수밖에 없게 돼 수송비가 크게 늘었다는 게 이유다. 협회에 따르면 말 수송비 등 경비는 직전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대비 두 배 안팎 늘어 10억원 정도로 예상된다.
박 회장은 “승마협회는 항상 재정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국정농단’ 사태 후 지원하는 기업이 거의 없기 때문”이라며 “사실 작년까지 협회 사무국 직원 급여도 주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그는 “정부 부처 관계자분들께 꼭 부탁드리고 싶은 게 있다”며 “선수들이 유럽을 거쳐 항저우로 가지 않아도 되도록 대회 조직위와 교섭을 진행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박 회장은 연합뉴스와 통화하며 “뾰족한 수가 없어 답답한 마음에 그린 것”이라며 “유럽이 아닌 중국 상하이를 통해서라도 항저우에 갈 수 있다면 비용이 크게 준다. 문제 삼아야 할 게 대회 조직위 측이라는 걸 알리고 싶었다”고 전했다.
협회는 23일 대한체육회와 관련 회의를 진행한다. 협회는 이 자리에서 재정적 어려움을 토로하며 대한체육회, 문화체육관광부의 협조를 구할 예정이다. 협회는 이미 국민체육진흥공단에 별도 기금을 마련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 집행부는 전임 회장을 임기 2년도 안 된 상태에서 해임했다. 대표적인 이유가 후원사 확보 등을 통해 협회 예산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 후 신임 회장이 선임됐지만 역시 재정 문제는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협회가 자구책을 마련하지 않은 채 선수에게 짐을 돌리거나 상급 단체에 읍소하거나 여론에 호소하는 행동에 비판 목소리가 나온다. 우선 집행부가 납득할 만한 자구책을 내놓은 뒤 외부 협조를 구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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