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골프장 내장객 지도하는 ‘클럽프로’ 마이클 블록, 챔피언십 15위에 홀인원…동화처럼 ‘반짝’
“지금도 꿈을 꾸는 기분이다.”
브룩스 켑카(미국)의 우승으로 끝난 제105회 PGA 챔피언십에서 공동 15위(1오버파 281타)를 차지한 마이클 블록(46·미국)은 경기 후 한참 동안이나 감정을 추스르지 못했다. 감동의 눈물로 두 눈은 충혈돼 있었고,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을 동화같은 이야기가 자신에게 일어났다는 사실을 여전히 믿지 못하는 표정이었다.
블록은 캘리포니아주 오렌지 카운티 미션비에호의 한 작은 골프장에서 내장객들을 지도하는 클럽 프로다. 미국프로골퍼협회(PGA 아메리카)가 주최하는 PGA 챔피언십에 클럽지도자 상위 20위 자격으로 출전한 블록은 세계 최고 프로선수들이 총 출전한 메이저대회에서 컷 통과를 넘어 우승경쟁을 펼쳤다.
블록은 1, 2라운드 연속 이븐파 70타를 치고 본선에 진출해 화제를 모았고, 3라운드에도 같은 스코어로 공동 8위에 올라 세계 3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와 최종라운드를 뛰었다. 클럽 프로가 세계 최고 스타와 메이저대회 마지막 날 경쟁한다는 사실만으로도 뜨거운 화제였지만 블록은 15번홀(파3)에서 홀인원으로 또 한 번 큰 사고를 쳤다.
151야드 거리에서 7번 아이언으로 친 티샷이 홀 안에 직접 꽂히는 덩크 홀인원으로 연결되는 순간, 그는 매킬로이에게 “로리, 홀에 들어갔어?”라며 확인을 요청했다. 대회 최고 화제를 뿌린 동반자와 함께한 매킬로이는 연거푸 확인하며 뜨거운 포옹으로 축하해줬다.
마지막 날 1타를 잃었지만 공동 15위에 올라 1988년 제이 오버턴(공동 17위) 이후 PGA 챔피언십 역사상 클럽프로 최고성적을 올린 블록은 인터뷰에서 “2만9000여 클럽프로들과 기쁨을 나누고 싶다. 이는 당신들의 것”이라고 동료들에게 영광을 돌렸다.
상금 28만8333달러(약 3억8000만원)를 챙긴 블록은 내년 PGA 챔피언십 출전권을 자력으로 확보했고 다음주 열리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찰스 슈와브 챌린지와 이어지는 캐나다 오픈에도 초청받았다.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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