켑카 ‘번쩍’…PGA 투어 안마당에서 LIV 골프 첫 메이저 트로피

‘메이저 사냥꾼’ 제105회 PGA 챔피언십서 완벽 부활…셰플러·호블란 따돌리고 통산 5번째 타이틀

브룩스 켑카가 22일 미국 뉴욕주 로체스터의 오크힐CC에서 열린 PGA 챔피언십 최종라운드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있다. 로체스터 | AFP연합뉴스

‘메이저 사냥꾼’ 브룩스 켑카(미국)가 제105회 PGA 챔피언십(총상금 1750만달러)에서 우승하며 LIV 골프에 첫 메이저 우승컵을 안겼다.

켑카는 22일 미국 뉴욕주 로체스터의 오크힐CC(파70·7380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7개, 보기 4개로 3타를 줄이고 합계 9언더파 271타를 기록, 공동 2위 스코티 셰플러(미국)와 빅토르 호블란(노르웨이·이상 7언더파 273타)을 2타 차로 제치고 워너메이커 트로피와 상금 315만달러(약 41억5000만원)를 거머쥐었다.

2017·2018 US오픈과 2018·2019 PGA 챔피언십을 제패한 켑카는 4년 만에 다시 메이저 우승컵을 들었다. 메이저 5승은 역대 20명만 달성한 대기록(다승 공동 15위)이고, PGA 챔피언십 3차례 우승은 샘 스니드, 잭 니클라우스, 타이거 우즈(이상 미국) 등에 이은 6번째 기록이다.

2021년 WM 피닉스 오픈(2월)에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통산 8승째를 거두고 한동안 무릎 부상으로 고전한 켑카는 돌파구를 찾고자 지난해 6월 합류한 LIV 골프에 첫 메이저 트로피를 안겼다. 2022년 LIV 골프 인비테이셔널 제다(10월)와 올해 LIV 골프 올랜도(4월)에서 2승을 거두며 부상 회복을 선언한 켑카는 시즌 첫 메이저 대회 마스터스 토너먼트에서 마지막 날 선두로 나섰다가 존 람(스페인)에게 역전패해 준우승한 아쉬움을 이번에 깨끗이 씻어냈다.

켑카는 시상식에서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지만 메이저 대회에서 다시 우승해 기쁘다”며 지난 2년간 겪은 어려움을 떠올린 뒤 “PGA 챔피언십에서 다승을 거둔 선수들과 이름을 나란히 하게 돼 영광”이라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주간 세계랭킹에서 지난주보다 31계단 상승해 13위에 오른 전 세계 1위 켑카는 “이번 우승은 내게 많은 것을 의미한다. 메이저 5승 또한 특별하며 계속 우승을 더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호블란, 코리 코너스(캐나다)에게 1타 앞선 선두로 출발한 켑카는 2번홀부터 4번홀까지 3연속 버디를 낚으며 3타 차로 앞서나갔다. 이후 11번홀(파3) 보기 등으로 호블란과 1타 차 접전을 벌인 켑카는 16번홀(파4)에서 버디를 낚고 상대의 치명적인 더블보기로 4타 차로 앞서가 승리를 굳혔다. 셰플러는 버디 6개, 보기 1개로 5언더파 65타를 치며 뒷심을 보였지만 2타 차 공동 2위에 머물렀다. 셰플러는 이번 대회 공동 50위(7오버파 287타)에 그친 람을 제치고 세계 1위로 복귀했다.

LIV 골프 소속 브라이슨 디섐보(미국)가 캐머런 데이비스(호주), 커트 기타야마(미국)와 공동 4위(3언더파 277타)에 올랐고 세계 3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공동 7위(2언더파 278타)로 마쳤다. 한국 선수 중 유일하게 컷을 통과한 이경훈은 버디 4개, 보기 3개로 1타를 줄이고 합계 5오버파 285타를 기록, 조던 스피스(미국) 등과 공동 29위를 차지했다.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