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이턴 122년 역사에 ‘쨍하고 해뜰 날’ 왔단다

윤은용 기자 2023. 5. 22.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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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샘프턴 꺾고 EPL 최소 7위로 첫 유럽 클럽대항전 확정…작년 9월 제르비 감독 부임 후 공격 축구로 ‘파란’
브라이턴의 에반 퍼거슨(왼쪽)이 21일 열린 사우샘프턴과의 프리미어리그 홈경기에서 골을 넣은 뒤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브라이턴 | AP연합뉴스

1901년 창단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브라이턴 앤드 호브 앨비언은 역사는 깊지만, 오랫동안 주목받아왔던 팀은 아니었다. 하부리그를 전전하다 1979년 처음으로 1부리그로 승격했는데, 그마저도 4년 만에 다시 강등당했다.

2017년 천신만고 끝에 EPL로 승격한 뒤 중하위권을 전전하고 있는 브라이턴이 창단 122년 만에 처음으로 유럽 클럽대항전 출전권을 따냈다. 브라이턴은 21일 영국 브라이턴의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커뮤니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2023 EPL 37라운드 경기에서 사우샘프턴을 3-1로 완파했다. 승점 61점이 된 6위 브라이턴은 최소 7위를 확보하면서 다음 시즌 유럽 클럽대항전 출전이 확정됐다.

EPL은 리그 1~4위가 최상위 등급인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하고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우승팀과 리그 5위 팀이 그다음 등급인 유로파리그, 리그컵 우승팀이 가장 낮은 유로파 콘퍼런스리그에 나선다. 그런데 이번 시즌 FA컵 결승에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하는 1위 맨체스터 시티와 4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올라 있어 유로파리그 티켓이 5~6위에 주어진다. 그리고 리그컵을 맨유가 우승해 유로파 콘퍼런스리그 티켓은 7위로 향한다. 2경기를 남겨놓고 있는 브라이턴은 1경기를 남겨두고 있는 7위 애스턴 빌라(승점 58점)와 3점 차이로, 1점만 더 보태면 유로파리그 진출도 확정할 수 있다.

브라이턴은 이번 시즌 초반 4위까지 오르는 등 돌풍을 일으키며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팀을 이끌던 그레이엄 포터 감독이 도중에 첼시 사령탑으로 이동하면서 큰 타격을 받았다. 포터 감독 뒤를 이을 사령탑을 두고 고심하던 브라이턴은 이탈리아 출신의 로베르토 데 제르비 감독을 선임했다. 세리에A의 만년 중하위권팀인 사수올로를 중위권 강자로 끌어올리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던 데 제르비 감독은 2021년 샤흐타르 도네츠크(우크라이나) 감독으로 부임했다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감독에서 물러나고 야인으로 지내다 지난해 9월 브라이턴 감독에 선임됐다.

페프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의 영향을 짙게 받은 데 제르비 감독은 볼 점유와 빌드업에 신경쓰며 물러서지 않는 공격적인 축구를 지향한다. 이런 스타일은 올 시즌 주요 지표에서 잘 나타났다. 브라이턴은 리그에서 3번째로 많은 패스(2만467회)를 기록했고, 심지어 슈팅은 1위(585회)였다. 이번 시즌 브라이턴(70골)보다 더 많은 골을 넣은 팀은 맨시티(93골), 아스널(83골), 리버풀(71골)뿐이다. 이번 시즌 홈에서 리버풀과 아스널을 이긴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유럽 클럽대항전 진출을 확정한 데 제르비 감독은 “역사적인 결과를 얻어 기쁘지만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다. 유로파리그는 더 큰 대회다. 거기에 가려면 아직 승점 1점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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