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서 정보관 "정보과장이 '이태원 위험 보고서 없다 하자' 회유"

'이태원 참사' 경찰 정보라인 첫 공판서 증언

박성민 전 서울경찰청 정보부장, 김진호 전 용산경찰서 정보과장, 정대경 서울경찰청 112상황3팀장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용산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국정조사 1차 청문회에서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2023.1.4/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서울=뉴스1) 김동규 김정현 기자 = 이태원 참사 전 안전사고 위험을 경고한 내용의 보고서를 작성했던 경찰 정보관이 사고 이후 윗선으로부터 해당 보고서가 없다고 하자는 회유를 받았다고 증언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배성중)는 22일 증거인멸교사, 공용전자기록 등 손상교사 혐의로 구속기소된 박성민 전 서울경찰청 공공안녕정보외사부장과 김진호 전 서울 용산경찰서 정보과장,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곽모 정보관의 첫 공판을 열었다.

이날 재판에는 김모 용산경찰서 정보관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그는 법정에서 "(참사 이틀 후) 김 전 과장으로부터 보고서를 작성하지 않았다고 하는 게 어떻겠느냐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증언했다.

김 전 과장이 아예 보고서를 삭제하라고 지시했다는 증언도 했다. 김 정보관은 "보고서를 지우라는 지시를 듣고 부당하다고 느끼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태원 지역을 담당했던 김 정보관은 참사 발생 3일 전인 지난해 10월29일 '핼러윈 축제 기간 이태원에 인파가 몰려 안전사고가 우려된다'는 취지의 '핼러윈 축제 공공안녕 위험분석 보고서'를 작성해 경찰견문관리시스템(폼스·PORMS)에 올렸다. 이 보고서는 경찰 고위급만 열람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정보관은 보고서 작성 후 현장에 나가봐야 하지 않겠나라고 윗선에 의견을 냈지만 김 전 과장이 집회 관리만 하면 된다고 했다고 증언했다. 또 김 전 과장이 경비나 교통 등 타 부서에 전파하라고 지시하지 않았다고도 부연했다.

박 전 부장과 김 전 과장은 김 정보관이 작성한 보고서를 포함해 총 4건의 핼러윈 관련 보고서를 삭제하라고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곽 정보관은 이들 지시를 받아 보고서를 삭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의 2차 공판은 7월3일 오후 2시 열린다. 이날 증인으로는 이모 용산서 정보분석팀장이 출석할 예정이다.

d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