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연체율, 심상찮은 상승세
고금리, 경기둔화 등으로 차주(대출받은 사람)의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지난달 주요 시중은행의 연체율이 전달 대비 또 상승했다.
은행보다 취약차주가 많은 저축은행은 지난 1분기 연체율이 6년 만에 5%대에 진입했다.
22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원화 대출 연체율은 평균 0.304%로, 전달보다 0.032%포인트 올랐다. 전년 동월(0.186%)보다는 0.118%포인트 높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0.270%로, 전달보다 0.032%포인트 상승했다. 기업대출 연체율(0.328%)도 전달 대비 0.034%포인트 올랐다.
5대 은행의 신규 연체율은 평균 0.082%로, 전달보다 0.008%포인트 상승했다. 신규 연체율은 해당 월의 신규 연체 발생액을 전달 말의 대출 잔액으로 나눈 것이다. 부실 대출 채권의 비율을 보여주는 고정이하여신(NPL) 비율도 3월 5대 은행 평균 0.242%에서 4월 0.250%로 상승했다.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은행 연체율은 큰 변동 없이 낮은 수준을 유지했으나 하반기부터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원화 대출 연체율은 올해 들어 0.30%대에 진입했는데, 이는 2021년 5월(0.32%) 이후 20개월 만이다.
은행권에서는 금리 상승, 경기둔화, 자산가치 하락, 수출 감소 등이 차주의 상환 능력을 약화시켜 연체율이 상승하는 것으로 본다.
연체율 상승세는 이번 2분기 이후 더 뚜렷하게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대출금리의 갱신 주기가 일반적으로 6개월 또는 1년인 것을 고려할 때 2분기 이후에는 거의 모든 차주에게 고금리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시간이 갈수록 이자 부담이 누적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초저금리 시절에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등을 최대한도까지 받아 집을 산 ‘영끌족’, 3개 이상 금융기관에서 대출받은 다중채무자, 저소득·저신용 차주들의 상환 부담이 클 것으로 우려된다.
오는 9월 소상공인·자영업자에 대한 코로나19 금융지원(이자 상환 유예)이 종료될 예정이어서 연체율이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은행권은 9월 이후 자체적인 연착륙 프로그램을 시행할 예정이고, 현재도 부실 위험을 관리하고 있는 만큼 큰 폭의 연체율 상승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수출 감소가 계속되고, 경기침체가 깊어진다면 연체에 몰리는 차주 증가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보다 취약차주가 더 많은 2금융권은 연체율 상승이 더 가파르다. 저축은행업계의 지난 1분기 말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5.1%로, 전 분기보다 1.1%포인트 올랐다. 2016년 말(5.83%) 이후 약 6년 만에 5%대에 진입했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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