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전관예우·탈법 수임”…박민식 보훈부 장관 후보 “세심히 살피지 못했다”

조미덥·탁지영·이두리 기자 2023. 5. 22.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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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훈부 장관 후보 청문회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 후보자가 22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야 “전관예우로 검사 퇴직 1년여간 50억가량 수임” 질타
“장관 6개월 지내고 총선 출마할 건가” 질의엔 대답 회피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 후보자가 과거 국회의원으로 당선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활동하면서 변호사로 사건을 수임해 겸직 금지를 위반했다는 의혹이 22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제기됐다. 박 후보자가 검사 퇴직 후 전관예우로 수십억원이나 되는 큰 소득을 올린 것도 도마에 올랐다. 박 후보자는 “내년 총선에 출마할 것이냐. 6개월짜리 장관은 안 된다”는 야당 의원들의 지적에 확답을 피하며 출마 가능성을 열어뒀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회 청문회에서 박 후보자가 국회의원 당선 직후인 2008년 4월24일 법무법인 ‘하늘’을 개업한 점을 지적하면서 “국회법과 변호사법 위반임에도 잘못된 특권을 지속하기 위한 편법 우회로를 설정하고 (국회의원이 된 후에도) 돈을 계속 쓸어담는 저수지로 활용했다”며 “그 증거가 대법원 판결문에 선명하게 남아있는 16건이 넘는 후보자의 변호사 선임 내용”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전관예우로 경제적 이득은 놓치지 않으려는 욕심과 부도덕한 공인 의식이 빚어낸 지능적이고 의도적인 탈법”이라고 주장했다.

박 후보자는 “단 0.001%도 관여한 바가 없다. 국회의원 하면서 법정 변호 활동은 물리적으로 못한다”면서 “법무법인 하는 분들이 대여섯명 이름을 같이 올리는 게 관행”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왜 (이름이) 올라갔냐 세심하게 못 살핀 점 이해를 (부탁한다)”고 했다.

박 의원은 “2006년 검사 사직 후 개인 법률사무소를 열어 국회의원 출마까지 1년4개월 동안 50억원으로 추정되는 사건을 수임하고 소득세 7억4000만원을 납부했다”며 “엄청난 전관예우”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민병덕 의원도 “2008년 의원 당선되고 재산 신고 내역이 25억8000만원”이라고 질타했다. 박 후보자는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김한규 민주당 의원은 박 후보자가 지난해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를 포기하고 4일 뒤 보훈처장으로 임명된 막후에 대통령실과의 거래가 있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을 지낸 안철수 의원에게 지역구(경기 성남분당갑)를 양보하고 보훈처장직을 받았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출마 포기 전에 처장 제안을 들었나”라고 따져 물었다. 박 후보자는 “(출마를 포기한) 지난해 5월9일 이후 언저리에 인사팀 실무자한테 연락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인사권자인 윤 대통령은 아시다시피 아주 약삭빠르게 뭔가를 조정하는 분이 아니다”라고 거래 의혹을 부인했다.

윤영덕 민주당 의원은 “총선에 출마하면 고작 6개월 초대 보훈부 장관직을 수행하는 것”이라면서 “출마 가능성이 1%라도 있다면 스스로 사퇴해야 한다”고 압박했지만, 박 후보자는 명확한 답을 피하며 출마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에 민주당 소속 백혜련 정무위원장이 “초대 보훈부 장관이 총선을 위해 거쳐가는 자리가 돼서는 안 된다”고 유감을 표했다.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도 “보훈부 위상을 강화하고 제대로 될 때까지 장관으로 일했으면 좋겠다 ”고 지적했다.

보훈처가 추진하는 ‘이승만 대통령 기념관’ 건립 사업도 검증대에 올랐다. 강병원 민주당 의원은 “부정선거로 국민들의 혁명으로 쫓겨난 독재자를 기념하겠다는 것은 촛불로 탄핵된 박근혜 대통령 기념관을 짓겠다는 것과 뭐가 다르겠느냐”고 비판했다. 박 후보자는 기념관 건립에 대해 “정해진 것은 없다”면서도 “(건립해야 한다는) 제 개인적 소신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조미덥·탁지영·이두리 기자 zor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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