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고추가 맵다”...세계 최고제품 따라잡은 韓기업의 기술력
美 ‘플로실’과 동등한 효과 확인
한국 중소제약사 뚝심 주목받아
세계 최대 의료기업체와도 계약
22일 다림티센에 따르면, 이 회사는 최근 세계 최대 의료기기 업체인 메드트로닉과 콜라스탯에 대한 공급 계약을 체결했고 현재 영국, 뉴질랜드, 태국 등 20여 개국에 의약품 등록 절차를 밟고 있다. 다림티센은 정종섭 다림그룹 회장이 지난 2006년 스타트업 ‘리젠메드’를 인수해 키워낸 바이오 의료기기 전문 기업이다.
최근 정 회장은 매일경제와 만나 “국내 제약 기업 중 의료용 콜라겐 생산 공정을 갖춘 회사는 매우 드문 편”이라며 “콜라겐 기반 지혈제로 세계적으로 가장 인정받는 제품이 미국 박스터의 ‘플로실’인데 그와 동등한 지혈효과를 갖춘 것으로 인정받아 해외 시장에 수출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지난 10여년 간 콜라스탯 개발에 쏟아부은 투자금만 100억원이 넘는다. 투자금은 계속 들어가는데 뚜렷한 성과는 나오지 않아 경영진의 애를 많이 태웠다.
정 회장은 “우리 기술로 국산화에 성공한 제품이라는 점에 큰 보람을 느낀다”며 “최근에는 일본에서도 콜라스탯을 수입하겠다고 타진해 오는 등 아시아를 비롯해 유럽, 남미 등지에서 계약 절차를 밟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종합병원에도 콜라스탯이 공급된다. 국내 지혈제 시장은 700억원 규모다. 정 회장은 “이중 수입 제품이 약 300억원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데, 올해 콜라스탯이 150억원 가량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다림바이오텍은 콜라스탯 외에도 젤 타입 유착방지제인 ‘콜라배리어’도 개발했다. 갑상선이나 자궁강, 복강 수술시 유착을 줄여주는데 사용하는 제품이다. 콜라배리어는 그리스 등 유럽에 의약품 허가 등록을 완료했고, 대만 프랑스 등에서는 허가 절차를 밟고 있다.
정 회장은 약사 출신 기업가다. 약사였던 부친의 뒤를 이어 경희대 약대에 진학한 뒤 1981년 다림그룹의 시초가 된 다림양행을 창업한 후 40여년간 제약 업계에 몸담고 있다. 2000년에는 크로바제약을 인수 합병해 다림바이오텍을, 2006년에는 다림티센을 출범했다. 다림양행은 의료기기 판매·연구 개발을 맡고 있으며, 다림바이오텍은 내분비·대사성 질환, 당뇨병 등 전문 의약품 부문에서 높은 인지도를 갖고 있다.
다림바이오텍의 대표적인 제품이 갑상선 질환 치료제인 ‘씬지록신’(성분명 레보티록신나트륨수화물)이다. 이 회사는 복용 편의성에 맞춰 씬지록신 용량을 다양화하고, 어린이용 제품을 별도로 출시해 의료진들로부터 높은 호응을 받았다. 갑상선호르몬제는 체중에 비례해 처방되기 때문에 용량을 다양화하지 않으면 알약을 쪼개 복용하는 등 분할 처방에 따른 불편이 컸기 때문이다. 어린이용 갑상선 치료제는 이익률이 낮다보니 국내에서는 다림바이오텍을 비롯한 극히 일부 제약사만 제조하고 있다.
‘돈 안 되는’ 전문의약품 사업이지만 정 회장의 애착은 크다. 정 회장은 “개발책임자가 이익이 낮다고 반대를 많이 했지만, 환자를 생각하면 그럴 수 없었다”며 “어린이 갑상선 치료제는 한 달에 400만원 어치 팔리는데 그렇다고 접을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이익이 더 많이 나는 제품들로 교체해 만들 수 있겠지만 환자를 생각해 결단을 내렸다”며 “의료진의 신뢰가 바탕이 돼 지금까지도 다림 제품만 사용하는 대학병원들이 많다”고 덧붙였다.
기업명 ‘다림(多林)’에도 정 회장의 경영 철학이 반영돼 있다. 많을 ‘다’와 수풀 ‘림’을 합쳐 ‘숲이 공기를 만들어 생명을 유지시키듯 좋은 의료 제품을 개발해 국민 건강에 이바지하겠다’는 뜻을 담았다. 다림바이오텍 매출 효자 상품은 비타민D 보급제 ‘디카맥스’다. 비타민D가 골격계 건강 뿐 아니라 면역력 증진에 효과적이라는 연구가 발표되면서 관심이 늘고 있다. 디카맥스디정은 골다공증 환자에게 주로 처방을 내리는 제품이다. 비타민D 시장 40% 가량을 점유하고 있다. 유주연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47,400,000,000,000원짜리 ‘청구서’ 나왔다…무엇이길래 - 매일경제
- “아내가 노이로제 걸릴 지경”…죽여도 계속 나오는 무서운 이 녀석들 - 매일경제
- “내 운명 맡긴다”…인터넷 생방중 술 4병 ‘벌컥벌컥’ 유명 중국男 ‘사망’ - 매일경제
- 길에서 3천만원 다이아 팔찌 주워간 男…“장난감인 줄 알았다” - 매일경제
- “아빠, 뒷자리 앉기 싫어”…커가는 아이들 위한 최고의 선택 [시승기] - 매일경제
- [단독] 김남국 ‘잠행’ 일주일째···‘김남국 코인’은 갈수록 벌집 - 매일경제
- "비계 숨긴 거 아닙니다" 삼겹살 펼치자 판매 '쑥' - 매일경제
- “OO포구서 꽃게 샀는데 글쎄”…누리꾼 공분 자아낸 사연 - 매일경제
- “밥상에 풀떼기 밖에 없네”...고기 없이 못 살아? 그러다 진짜 못 살아 - 매일경제
- “대기심도 중계화면 보고 타격방해 사인” 잠실 오심 인정, 수비방해 의견 전한 심판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