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피 원인 밝혀졌다···“황색포도알균, 피부지질 바꿔”
“황색포도알균, 긴 사슬 지방산 비율 낮춰
각질세포서 면역조절 단백질 생산 막아“
참을 수 없는 가려움으로 평범한 일상이 완전히 무너질 수 있다. ‘아토피피부염’에 대한 얘기다. 대표 난치병인 아토피피부염은 간지러움과 진물, 습진, 수면 장애 등을 유발해 환자의 삶의 질을 현저히 떨어뜨린다.
삼성서울병원 연구팀은 아토피피부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원인을 파악하는 데 주력했다. 그 결과 황색포도알균이 아토피피부염 환자의 피부 지질 조성을 바꾸고 피부 장벽 기능을 지속적으로 망가뜨린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22일 삼성서울병원에 따르면 안강모•김지현 소아청소년과 교수와 미국 내셔널주이시헬스 병원(National Jewish Health)의 도널드 륭•엘레나 골레바 교수, 김병의 박사 등으로 구성된 공동 연구팀은 아토피피부염 환자에게서 황색포도알균의 작용 기전을 규명했다.
연구팀은 소아 아토피피부염 환자 24명과 정상인 소아 대조군 16명을 대상자로 선정했다. 이후 테이프를 이용한 피부 수집(skin tape stripping) 방식으로 이들의 피부 지질을 분석하고 황색포도알균의 존재 여부를 조사했다.
그 결과 황색포도알균이 검출된 병변에서는 아토피피부염 중증도가 심하고 피부 장벽 기능이 약화돼 경피가 매우 건조하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추가로 피부 지질을 정밀 분석한 바에 따르면 피부 장벽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긴 사슬의 지방산 비율은 낮아진 반면 짧은 사슬의 지방산 비율은 높아졌다.
연구팀은 지방산 사슬 길이의 차이가 발생한 이유를 밝히기 위해 3차원 세포배양시스템을 통한 실험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항생제에 민감한 황색포도상구균(MSSA)이 ‘ELOVL3’가 발현되지 않도록 억제한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ELOVL3는 피부 각질세포로부터 TNF-알파(TNF-α), 인터루킨-1베타(IL-1β) 등의 사이토카인(면역조절 단백질) 생산을 유도해 긴 사슬 지방산을 만들어내는 효소다.
이로써 황색포도알균이 지방산의 탄소 사슬 길이를 줄이는 방식으로 피부 지질 조성, 장벽 기능 등에 변화를 일으킨다는 것이 밝혀졌다. 특히 이러한 현상은 항생제 내성균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황색포도알균이 직접적으로 피부장벽의 지질을 변화시키고 기능 장애를 유발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며 “아토피피부염이 심한 환자일수록 미세먼지와 같은 위험요인을 피하는 등 위생 관리에 신경써서 황색포도알구균의 군집을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적절한 항염증 치료를 통해 ‘항생제 내성균’이 분포되지 않도록 막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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