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EU 지도부 정상회담…안보·경제·과학기술 협력 강화
그린, 보건, 디지털 분야 3대 파트너십 강화
한·EU 외교장관 전략대화 신설
우크라이나 전쟁, 북핵 위협 규탄
윤석열 대통령은 22일 유럽연합(EU) 지도부와 정상회담을 갖고 안보, 경제, 보건, 과학기술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샤를 미셸 EU 상임의장, 우르술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정상회담을 가진 뒤 공동 언론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번 회담은 올해 한·EU 수교 60주년을 맞아 5년 만에 성사됐다. EU 지도부는 일본 히로시마에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마치고 1박 2일 일정으로 방한했다. EU 상임의장과 집행위원장이 동시 방한한 것은 11년 만이며, 현 지도부의 방한은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우리는 그린, 보건, 디지털 분야 3대 파트너십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며 "한-EU 그린 파트너십 체결을 통해 포괄적 기후 환경 분야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한 '한-EU 보건 비상 대비 대응에 대한 행정약정'을 체결하고 지난해 11월 체결된 '한-EU 디지털 파트너십'의 이행을 위한 후속 조치를 실행해나가기로 했다.
윤 대통령과 EU 지도부는 또한 '한·EU 외교장관 전략대화'를 신설해 포괄적 안보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는 북한의 핵, 미사일 개발이 한반도를 넘어 글로벌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는 점에 인식을 함께 했다"고 밝혔다. EU 지도부는 윤 대통령의 '담대한 구상'을 지지했다.
이와 함께 양 정상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자유, 평화, 번영을 위한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경제 안보, 회복력 있는 공급망 구축을 위한 공조를 강화해 나아가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EU가 한국의 제3위 교역상대국이자 제1위 대(對) 한국 투자 파트너라는 점을 언급하며 "유럽연합이 추진 중인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핵심원자재법(CRMA) 등 일련의 입법이 양자 경제협력에 제약을 가져오지 않도록 긴밀한 소통을 지속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과 EU는 또한 과학 기술의 교류 기반을 확대하고 디지털 무역에 관해 상호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이를 위해 EU 최대 규모 연구 혁신 프로그램인 '호라이즌 유럽'에 준회원국으로 가입하는 협상을 추진하기로 했다. 2021년부터 7년 동안 995억유로(약 130조 원)가 투입되는 프로그램이다.
아울러 지난해 11월 체결된 '디지털 무역원칙'에 기초해 디지털 무역 분야에서 구속력 있는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 노력해 나아가기로 했다.
EU 지도부 "우크라 전쟁 규탄 尹 감사"…"북핵 용인하지 않을 것"
샤를 미셸 EU 상임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규탄하고 우크라이나 국민들에 지지를 보낸 윤 대통령을 향해 감사를 전했다.
이어 북핵 위협에 대해선 "EU는 핵무기를 절대로 용인하지 않을 것이며 한국에서 평화와 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노력에 같이 동참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만 해협 문제를 '힘에 의한 현상 변경' 시도라며 지적한 윤 대통령의 입장을 언급하며 "기후라든가 보건, 방위 쪽에서 우리가 같이 협력을 할 수 있다고 생각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우르술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저희와 같은 민주주의 국가들은 지정학적, 경제적 충격을 함께 극복해야 하고 경제적 안보를 강화하면서 동시에 열린 경제를 수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제 협력과 관련해선 "강조하고 싶은 것은 EU 칩스법이 한국의 반도체 제조 투자에 많은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EU 칩스법'(반도체법·Chips Act)은 EU의 반도체 산업을 부양하기 위한 지원 법안이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또한 "EU는 한국과 강력한 결속력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북한의 위협에 대응할 것"이라며 "EU는 절대로 북한의 핵 보유를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EU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용인하지 않듯 북한의 지속적인 핵 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을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며 "저희는 한국의 동반자로 굳건히 서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한국의 놀라운 성과를 보면 민주주의의 힘을 우리는 체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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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박정환 기자 kul@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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