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세장 안 믿어"…기술주 팔아 후회, 인버스 샀다 손실[서학픽]

권성희 기자 2023. 5. 22.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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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학개미 탑픽]
[편집자주] 서학개미들이 많이 투자하는 해외 주식의 최근 주가 흐름과 월가 전문가들의 평가를 분석해 소개합니다.

기술주 주도의 랠리가 이어지는 가운데 서학개미들이 미국 증시에서 4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갔다.

순매도 규모는 1억달러 미만으로 줄었지만 매매의 질은 더욱 비관적으로 바뀌었다. 지난주와 달리 기술주 하락시 3배 수익을 얻는 인버스 레버리지 펀드가 대거 순매수 상위 종목에 올랐기 때문이다.

반면 상승 레버리지 펀드에 대한 차익 매물은 늘어났고 빅테크주에 대한 매도세는 지속됐다. 다만 테슬라는 한 주만에 순매수 전환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서학개미들은 지난 10~16일 사이에 미국 증시에서 7720만달러를 순매도했다.(결제일 기준) 이 기간 동안 S&P500지수는 0.2% 떨어졌으나 나스닥지수는 1.3% 올랐다.

순매도는 4주일 연속 이어졌지만 규모는 2억5000만달러대→1억7000만달러대→7000만달러대로 줄어들고 있다.

하지만 올들어 급등한 기술주 랠리가 막바지라고 판단한 서학개미들의 하락 베팅이 늘면서 인버스 레버리지 펀드가 순매수 상위 10위 안에 3개나 포함됐다.

서학개미들은 나스닥100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반대로 3배 추종하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숏 QQQ ETF(SQQQ)를 2881만달러, ICE 반도체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반대로 따르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베어 3배 ETF(SOXS)를 2606만달러 순매도했다.

미국 대형 기술주 10개로 구성된 팡(FANG)+ 인덱스의 하루 수익률을 반대로 3배 추종하는 마이크로섹터즈 팡+ 인덱스 3배 인버스 레버리지 ETN(FNGD)도 760만달러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하지만 5월10~16일 사이에 인버스 펀드를 매수한 투자자들은 단기간에 큰 손실을 입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주(5월15~19일) 나스닥지수가 3% 상승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난 10일부터 19일까지 8거래일간 SQQQ는 12.5%, SOXS는 21.6%, FNGD는 21.3% 폭락했다. 이들 인버스 펀드를 지난 16일 종가로 매수했다고 해도 지난 19일까지 3거래일간 SQQQ는 8.1%, SOXS는 14.6%, FNGD는 12.8% 손실을 나타냈다.


이 기간 동안 서학개미들이 미국 증시에서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미국 장기 국채 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만기 20년 이상 국채 불 3배 ETF(TMF)였다.

서학개미들은 TMF를 4410만달러 순매수했다. TMF는 직전주(5월3~9일)에도 5465만달러의 매수 우위로 순매수 1위에 올랐었다.

두번째로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테슬라로 3040만달러의 매수 우위를 보였다. 직전주 2160만달러의 순매도에서 한 주만에 순매수 전환한 것이다.

테슬라가 지난 11일 170달러대를 넘어섰다가 바로 다음날부터 다시 160달러대로 주저앉자 매수세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는 지난 19일까지 4거래일 연속 오르며 한달만에 처음으로 180달러대를 넘어섰다.

슈왑 미국 배당주 ETF(SCHD)는 직전주 1152만달러에 이어 1485만달러의 매수 우위를 보이며 인기가 지속됐다. SCHD는 배당주 위주의 보수적 투자를 원하는 투자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이셰어즈 만기 20년 이상 국채 ETF(TLT)와 아이셰어즈 만기 20년 이상 국채 바이라이트(Buywrite) 전략 ETF(TLTW)가 각각 988만달러와 761만달러의 매수 우위로 나란히 순매수 상위 8위와 9위에 오른 것도 눈에 띈다.

TLTW는 TLT처럼 만기 20년 이상 미국 국채에 투자하되 커버드콜을 써서 배당률을 크게 높인 ETF다. 커버드콜은 콜옵션을 팔아 프리미엄을 챙기는 전략을 말한다.

커버드콜 전략은 시장 가격이 떨어질 때는 콜옵션 매도 프리미엄으로 손실이 줄어드는 대신 가격이 오를 때는 시장 가격 대비 상승률이 떨어지게 된다. 다만 콜옵션을 팔면서 쌓인 프리미엄을 배당하기 때문에 배당수익률은 올라가게 된다.

TLTW는 국채 가격이 오를 때 TLT보다 수익률이 낮아진다는 점이 단점이지만 국채 가격이 떨어질 때는 하락률이 덜하고 배당수익률이 더 높다는 점이 장점이다. TLT와 TLTW 모두 월 배당 상품이다.

배당주에 투자하는 SCHD와 더불어 배당에 초점을 맞춘 ETF에 대한 관심이 꾸준하다는 점이 주목된다.

서학개미들의 순매수 상위 10위 종목에 개별 기업으로는 테슬라 외에 이번주 '인어공주' 개봉을 앞두고 있는 월트 디즈니와 치매 치료제가 임상 3상에서 효과가 입증됐다고 밝힌 일라이 릴리가 포함됐다. 월트 디즈니는 1295만달러, 일라이 릴리는 631만달러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서학개미들은 기술주 상승으로 급등한 상승 레버리지 펀드는 대거 처분했다.

지난 10~16일 사이에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은 ICE 반도체 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배 ETF(SOXL)로 6921만달러의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이어 나스닥100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 따르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TQQQ)를 두번째로 많은 5427만달러 순매도했다.

애플과 알파벳 클래스A, 엔비디아는 각각 3903만달러, 3803만달러, 3081만달러 매도 우위를 보이며 서학개미들의 차익 실현이 계속됐다.

이외에 대만 반도체 회사인 TSMC ADR(미국 주식예탁증서)과 미국 반도체회사인 AMD도 1636만달러와 791만달러 순매도됐다.

지난 3일부터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온 양자컴퓨터 회사 아이온큐가 1167만달러 매도 우위를 보인 점도 눈에 띈다. 아이온큐는 실적 호조로 지난 15일 15.6%, 16일 8.9% 급등했다.

3D 소프트웨어 회사인 유니티 소프트웨어도 최근 주가가 오르면서 653만달러 순매도됐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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