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에 등 떠밀려서?… 사회공헌 규모 늘리는 4대 은행

이병훈 2023. 5. 22.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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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4대 은행이 서민금융을 중심으로 사회공헌 지원금을 대폭 증액해 이미 지난해의 절반 수준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김희곤 국민의힘 의원이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올해 4월 말까지 사회공헌활동 지원액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은행들의 지원금은 총 3236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초 은행권에는 금리 인상기 소비자의 원리금 부담을 바탕으로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비판 여론이 제기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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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공공성’ 따른 사회책임 강조
최근 ‘성과급 돈잔치’ 비판도 의식
4월까지 지원금 작년 절반 넘어서
서민금융에 70%… 환경 비중 작아
지원액 대부분 휴면예금서 출연
“적극 상생금융 정책 부족” 지적도
올해 4대 은행이 서민금융을 중심으로 사회공헌 지원금을 대폭 증액해 이미 지난해의 절반 수준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고금리의 혜택을 누린 은행권이 임직원에게 높은 성과급을 지급하는 등 ‘돈 잔치’를 벌였다는 비판 여론을 의식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다만 관련법에 따른 휴면예금 출연이 사회공헌활동의 대부분을 차지해 은행권이 적극적인 상생금융 정책을 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진=뉴스1
22일 김희곤 국민의힘 의원이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올해 4월 말까지 사회공헌활동 지원액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은행들의 지원금은 총 3236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총 지원액(6136억원)의 52.7% 수준으로, 절반을 이미 넘어선 규모다. 은행별로는 KB국민(1108억원), 하나(817억원), 신한(772억원), 우리(539억원) 순이었다.

4대 은행 사회공헌활동은 주로 서민금융 지원에 집중됐다. 분야별 지원 비율 중 서민금융은 올해 평균 69.2%로 전년(46.2%) 대비 23%포인트 확대됐다. 신한은행이 76%로 가장 높았고, 이어 우리은행(75.4%), 국민은행(71.2%), 하나은행(54.1%) 순이었다.

다만 서민금융 지원액은 서민금융진흥원에 출연하는 휴면예금이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휴면예금은 은행, 보험사 등 금융사가 보유한 예금, 보험금 중에서 관련법에 따른 청구권 소멸시효가 완성됐으나 찾아가지 않은 돈을 말한다. 관련법에 따라 소멸시효가 완성된 휴면예금은 매년 2월 서민금융진흥원으로 출연돼 제도권 금융사 이용이 어려운 저소득·저신용자의 자활과 자립을 지원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
이에 매년 정기적으로 이뤄지는 휴면예금 출연금 이외의 적극적인 상생금융 정책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달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사회공헌활동에서 휴면예금 출연금 비중이 높은 점을 언급하며 “(은행의 사회공헌 내역이) 제대로 측정하지 않거나 취지와 맞지 않는 항목들을 포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환경에 대한 지원은 여전히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4대 은행 평균 0.45%였던 환경 분야 지원 비중은 올해 1∼4월에는 0.6%에 그쳤다.

은행들이 지원금 규모를 크게 늘린 것은 정부와 금융당국이 은행의 공공성을 강조하면서 사회적 책임 이행을 지시한 데 따른 결과로 보인다. 올해 초 은행권에는 금리 인상기 소비자의 원리금 부담을 바탕으로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비판 여론이 제기된 바 있다. 시중은행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 이에 따라 임직원 성과급 지급 규모도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면서다. 이에 윤석열 대통령은 “은행의 ‘돈 잔치’로 인해 국민의 위화감이 생기지 않도록 관련 대책을 마련하라”고 금융위에 지시하기도 했다.

금융위는 올해 2월부터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고 은행권의 관행 개선작업을 벌이고 있다. 비판 여론과 당국의 압박이 커지자 은행연합회도 3년간 10조원이 넘는 규모의 ‘은행 사회공헌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의원은 “은행들이 적극적으로 서민금융 지원액을 늘리고 있는 것은 고무적”이라면서도 “금융당국은 은행 공공성을 종합 평가할 수 있는 다양한 지표를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병훈 기자 bho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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