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현 떠오른다” KBO 161승 레전드 감탄…LG 174cm 잠수함 전성시대 ‘염갈량의 촉’

2023. 5. 22.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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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김병현이 떠오른다.”

LG 염경엽 감독은 2022년 KBO 기술위원장 시절부터 류중일 항저우아시안게임대표팀 감독에게 박명근(19, LG)을 추천했다. 프로에 데뷔조차 하지 않은 라온고등학교 3학년 사이드암. 그러나 향후 대성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그리고 1년 뒤 운명처럼 한 배를 탔다. 염경엽 감독은 스코츠데일 스프링캠프 명단에 집어넣으면서, 쟁쟁한 선배들과 살을 부대끼게 했다. 염 감독은 히어로즈, SK 시절부터 싹수가 남다른 신예들을 과감하게 발탁, 기용해왔다. 지금도 두 팀의 간판들 중 염 감독의 손을 거친 케이스가 적지 않다.

4월 한달간 시행착오를 겪었다. 11경기서 2홀드 평균자책점 4.66. 그러나 신장만 174cm일 뿐, 공 스피드도 있고, 체인지업, 커브를 고루 활용해 경기를 운영하는 능력도 있다. 심지어 사이드암인데 주자견제능력도 우수하다. 슬라이드스텝이 대단히 빠르다. 투심을 사실상 못 구사하는 게 눈에 띄는 정도다.

장기적으로 선발도 가능하고, 마무리도 가능하다는 게 LG의 내부적인 평가다. 실제로 다양한 역할을 맡아오고 있다. 최근에는 마무리 고우석의 부상으로 뒷문 공백이 생겼다. 그러나 정작 LG 불펜은 전혀 흔들리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좌완 함덕주의 부활이 눈에 띈다. 21일 잠실 한화전의 경우 박명근에게 세이브 기회가 찾아왔다. 함덕주가 19~20일 잠실 한화전에 연투했기 때문.


박명근은 선두타자 오선진에게 중전안타를 맞았으나 채은성을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 노시환을 9구 접전 끝 커브로 중견수 뜬공, 박상언을 포심으로 1루수 파울플라이 처리했다. 19개의 공으로 간단히 세이브 수확.

왜 염 감독이 지난 반 년간 ‘박명근, 박명근 노래’를 불렀는지, 그리고 박명근의 진짜 역량이 고스란히 드러난 경기였다. 경기를 중계한 KBO리그 최다승 공동 2위(161승) 출신 MBC스포츠플러스 정민철 해설위원도 박명근의 투구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우선 정민철 해설위원은 박명근의 투구 매커닉이 정상적이지 않다고 했다. 하체에서 상체로 이어지는 중심이동이 아니라, 팔이 먼저 나간다고 했다. 그러나 “상체가 먼저 스타트하는데 몸 자체의 대처능력이 좋다. 팔 스윙이 엄청 빠르다. 상체가 먼저 나가면 팔이 이기는 빈도가 적은데, 박명근은 매번 이긴다”라고 했다.

작은 신장은 콤플렉스가 아니다. 정민철 위원은 “피지컬이 월등하다고 보기 어렵지만, 몸을 전체적으로 잘 사용한다. 속구가 좋기 때문에 변화구를 보고도 깜짝 놀랄 수밖에 없다”라고 했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패스트볼 평균 146.1km. 한화를 상대로도 최고 146km를 찍었다.


도망가지 않는 배짱도 세이브 상황서 더욱 돋보였다. 정민철 위원은 “신인이 좋은 타자를 쉽게 잡아내니 감독으로선 안 쓸 수가 없다. 자신의 실력 대비 스타급 선수를 만나면 이상한 모습을 보일 수도 있다. 그러면 사용을 할 수 없는데, 박명근은 낯을 가리지 않는다. 채은성이든 노시환이든 아랑곳하지 않고 붙는다”라고 했다.

심지어 정 위원은 박명근을 두고 “김병현이 떠오른다”라고 했다. 과거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단신 잠수함 김병현(햄버거 사업, 예능인) 역시 상대가 누구든 과감한 정면승부와 배짱이 돋보였다. 메이저리그에서 한 획을 그었던 레전드. 박명근으로선 엄청난 영광의 수식어다.

올 시즌 LG 경기를 볼 때 박명근의 투구를 보는 것도 쏠쏠한 재미가 느껴진다. 아직 시즌은 2개월이 흘렀을 뿐이다. 22경기서 2승5홀드3세이브 평균자책점 1.69. 미래에 대한 전망은 섣부르지만, 적어도 염경엽 감독의 촉은 틀리지 않았다는 걸 충분히 입증했다.

[박명근.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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