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드의 우영우' 이승민 "PGA 2부 투어 도전할래요"

김기중 2023. 5. 2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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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민이 19일 제주 서귀포시 핀크스 골프클럽에서 열린 PGA 코리안투어 SK텔레콤 오픈 둘째 날 아이언 샷을 한 후 볼을 바라보고 있다. KPGA 제공

“작년 'US 어댑티브 오픈(장애인 US오픈)' 우승은 제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어요. 올해는 타이틀 방어에 성공하고 나서 PGA 2부 투어에 도전해 꼭 좋은 결과를 얻고 싶어요.”

‘필드의 우영우’로 불리는 프로골퍼 이승민(26)에게 지난해 7월은 평생 잊을 수 없는 시간이었다. 사상 처음 열린 ‘US 어댑티브 오픈’ 골프대회에서 연장전까지 치르는 접전 끝에 초대 챔피언에 등극했기 때문이다. US 어댑티브 오픈은 미국골프협회(USGA)가 개최한 내셔널 타이틀 장애인 골프 대회다.

자폐성 발달장애 3급 장애자로는 최초로 2017년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프로 자격을 획득한 이승민은 지난해 US 어댑티브 오픈 우승으로 국내 골프팬들에게 큰 감동을 주고 자폐성 발달 장애에 대한 인식을 전환시키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제 누군가의 롤모델이 된 이승민이지만 아름다운 도전은 올해도 멈추지 않는다. 지난 18일 제주 서귀포시 핀크스 골프클럽에서 열린 코리안투어 SK텔레콤 오픈 첫날 만난 이승민은 “올 시즌 가장 큰 목표는 7월에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출전 예정인 ‘제2회 US어댑티브 오픈’에서 타이틀 방어에 성공하는 것”이라며 “우승 트로피 두 번째 칸에도 ‘이승민’이라는 내 이름을 새겨 넣을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이승민(왼쪽)이 10일 경기 여주시 페럼클럽에서 열린 PGA 코리안투어 우리금융 챔피언십 개막 전날 PGA에서 활약하고 있는 세계 19위 임성재에게 개인 레슨을 받고 있다. KPGA 제공

이승민이 지난해 우승까지 차지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KPGA 코리안투어에서 쌓은 경험이었다.

그래서 그의 올 시즌 또 다른 목표는 코리안투어 컷 통과와 최고 성적 경신이다. 이승민은 지금껏 총 26개 KPGA 코리안투어에 출전해 3차례 컷 통과에 성공했다. 개인 최고 성적은 2018년 DB손해보험 프로미오픈의 62위다.

하지만 지난해 KPGA 코리안투어 퀄리파잉 토너먼트(QT)에서 공동 83위에 그쳐 이번 시즌은 시드 대기자 신분이다. 그래서 자신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월요 예선이 있는 대회는 무조건 참가한다는 계획이다.

이승민은 “2라운드에 들어서면서부터 ‘컷 통과’에 대한 욕심에 생기다 보니 생각이 많아지면서 경기를 망친다”면서 “생각을 줄이고 경기에 임해야 할 것 같다”고 스스로를 진단했다.

이승민에게는 또 하나의 도전이 기다리고 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2부 투어인 콘페리 투어 진출이다. 그는 2021년에도 콘페리 투어에 도전했지만 퀄리파잉 예선에서 탈락했다. 이승민은 “가을에 콘페리 투어 Q스쿨에 다시 참가할 계획인데 열심히 해 꼭 좋은 결과를 얻고 싶다”고 의지를 보였다.

이승민이 17일 제주 서귀포시 핀크스 골프클럽에서 열린 PGA 코리안투어 SK텔레콤 오픈 개막 전날 한국 골프의 전설 최경주 품에 안겨 포즈를 취하고 있다. KPGA 제공

이승민은 최근 특별한 선물을 받았다. 한국 골프의 전설 최경주와 세계랭킹 19위의 임성재에게 잇따라 ‘개인 레슨’을 받은 것. 지난 10일 경기 여주시 페럼클럽에서 열린 우리금융 챔피언십에서 임성재에게 샷에 대한 점검을 받았고, 지난 17일 SK텔레콤 오픈에서는 최경주에게 골퍼가 갖춰야 할 정신 자세에 대한 조언을 얻었다.

두 선수에게 모두 “어떻게 하면 골프를 잘할 수 있냐”는 질문을 던졌다는 이승민은 “임성재 선수는 테이크 백을 할 때 자연스럽게 팔을 올려야 다운 스윙이 정확하게 내려올 수 있다고 조언해 줬고, 최경주 선수는 ‘골프는 참고 기다리는 운동’이라고 말씀해 주셨는데 지금 내게 가장 필요한 말인 것 같다”면서 “세계적인 두 선수의 조언을 매 홀 가슴속에 새기면서 플레이해 꼭 최고의 자리에 오르겠다”고 다짐했다.

이승민은 자신과 같은 발달 장애인을 위한 기부 계획도 가지고 있다. 그는 “최경주 선수가 버디를 기록할 때마다 기부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도 이글과 버디를 기록할 때마다 각각 2만 원, 1만 원씩 모으고 있다”면서 “발달 장애인들을 위해 기부할 것이다. 되도록 많은 버디를 하고 싶다”고 진심을 담은 소망을 전했다.

서귀포 =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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