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리포트/노보 노디스크] 호재 널린 덴마크 의료전문회사, 6개월새 48% 급등

신하연 2023. 5. 22.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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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전반적으로 약세였던 헬스케어·바이오 업종이 연초 이후 가파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제약 대장주 중에서도 눈에 띄는 종목은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 뉴욕증권거래소 상장, 티커명 NVO). 노보 노디스크는 덴마크에 본사를 둔 글로벌 의료전문 회사로, 뉴욕증권거래소에 미국예탁증서(ADR)가 상장돼 있다. 덴마크 증시에서는 시가총액 1위 기업이다.

주가는 최근 6개월 간 47.81% 상승했다. 연초 136.96달러였던 주가는 지난달 172.65달러까지 치솟으며 신고가를 썼다. 현재(현지시간 19일 종가 기준)도 170달러선에서 유지되고 있다.

같은 기간 일라이릴리(22.58%), 노바티스(14.95%), 머크(8.04%) 등 미국 제약 대장주의 수익률을 훌쩍 웃돈다. 심지어 화이자와 모더나는 이 기간 각각 25.08%, 29.71%씩 주가가 내리기도 했다.

◇주가 파죽지세, 이유는?= 노보 노디스크의 주요 판매 라인은 당뇨병과 비만치료제인 삭센다와 위고비, 오젬픽 등이 꼽힌다. 위고비의 경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다이어트 성공 비결로 언급하면서 인기를 끌었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국내 허가를 받은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는 현재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삭센다(성분명 리라글루타이드)'를 업그레이드한 제품이다. 실제 출시는 내년 상반기께로 전망되고 있다. 삭센다의 경우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호르몬인 'GLP-1'의 유사체로 하루에 한 번씩 주사하면 체중의 5∼10%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6월 선보인 위고비 역시 GLP-1 기전으로 작동하는데, 일주일에 한 번 주사하고 감량 효과는 체중의 15% 정도로 삭센다보다 높다.

세계보건기구(WHO)가 비만치료제도 필수 의약품 목록에 추가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국 의사와 연구원 등이 노보 노디스크의 비만치료제 삭센다의 유효성분인 리라글루티드를 포함한 비만치료제들을 필수 의약품 목록에 등재해달라고 신청했다. 이들은 신청서에서 "체중 감량을 목적으로 하는 약물은 (필수 의약품) 목록에 들어있지 않다"면서 "저소득 국가에서 비만 관련 질병으로 사망하는 인구가 늘어나는 것을 고려하면 이는 건강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신청이 받아들여지게 되면 WHO의 필수 의약품 목록에 처음으로 비만치료제가 들어간다. 업데이트된 필수의약품 목록은 오는 9월 공개된다. 이 경우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 같은 비만치료제가 중·저소득 국가들에 권장될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탄탄한 실적이 뒷받침…연간 실적 전망치 상향= 각종 호재 외에도 본업에서의 탄탄한 실적이 최대 장점으로 꼽힌다. 노보 노디스크의 1분기 순매출은 553억6700만 덴마크 크로네(DKK)로 전년동기 대비 27% 증가했다. 한화로는 약 10조6000억원에 달한다.

영업이익(250억700만DKK)과 순이익(198억1400만DKK)도 각각 31%, 39%씩 큰 폭으로 성장했다. 희석 주당순이익(EPS)는 8.78DKK로 전년 6.22DKK에서 41%나 급증했다. 최근 3년간 연간 매출 증가율은 평균 11.12%다.

1분기 실적 호조에 힘입어 2023년 연간 실적 전망치도 상향 조정됐다. 노보 노디스크는 매출과 영업이익 성장률을 전년 대비 24~30%, 28~34% 성장이 기대된다고 발표했다. 라스 프루에르가드 요르겐센 노보 노디스크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2023년 1분기 매출성장은 특히 비만 환자들의 미충족 수요가 높은 미국에서 웨고비의 처방 추세가 두드러지는 가운데 GLP-1 기반 당뇨병 및 비만 치료제에 대한 수요 증가에 힘입은 것"이라며 "판매 모멘텀과 공급 능력의 지속적인 확대로 올해 전체 전망을 상향 조정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진행 중인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도 20억 DKK에서 300억 DKK로 확대된다. 실적 성장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노보 노디스크는 2045년까지 당뇨병 환자 수가 7억8400만명으로 32%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비만은 이번 세기 중반까지 전 세계 인구의 거의 4분의 1이 앓고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글로벌 투자회사 모닝스타의 애널리스트인 카렌 앤더슨(Karen Andersen, CFA)은 "2031년에는 이 제약회사의 GLP-1 제품 매출이 무려 470억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계산대로라면 2024년 노보 노디스크의 연간 매출은 불변 통화 기준으로 약 400억달러(52조7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지난해 연간 매출인 250억달러보다 60% 증가한 수치다.

월가에서도 실적 전망을 높이고 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최근 노보 노디스크의 신용등급을 '중립'에서 '아웃퍼폼'으로 상향 조정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증권은 이달 초 노보 노디스크에 대해 매수(Buy) 등급을 재차 강조하고 목표주가를 174달러로 설정했다. CNBC는 최근 선진국 증시에서 올해 들어 10% 이상 상승하면서 시장 수익률을 웃도는 데다가 월가 목표주가 컨센서스가 현재 주가를 20% 이상 상회해 상승 여력이 크다고 평가되는 종목 중 하나로 노보 노디스크를 꼽기도 했다.

월가 애널리스트 5명이 제시한 노보 노디스크 평균 목표주가는 174.00달러로 현주가(170.54달러)와 유사한 수준이다.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31.95배, 주가순자산비율(PBR)은 30.58배다.신하연기자 sum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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