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대통령의 `광폭외교 행보`] 한·미·일 `워싱턴 3자 회담`… 7월 개최설 솔솔

9월 유엔 총회 전후도 거론
셔틀외교·3각체제 강화 기대

G7 정상회의 참관국 자격으로 일본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한미일 정상회담에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환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제안한 미국 워싱턴D.C. 한미일 3국 정상회담(이하 워싱턴 회담)이 오는 7월 개최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22일 대통령실과 정치권에 따르면 한미일 3국은 워싱턴 회담을 오는 7월 중 개최하는 방안을 두고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9월 미국 뉴욕에서 유엔총회가 예정돼 있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워싱턴으로 초청했고, 유엔총회라는 다자회의 상황에서 3국이 별도의 심도 있는 회담을 갖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유엔총회 이전에 워싱턴 회담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이날 'YTN 더뉴스'에서 워싱턴 회담 시점과 관련해 "날짜를 확정할 수 없는 단계"라고 선을 그었으나 "다자회담(9월 유엔총회) 계기에 워싱턴에서 세 나라 정상이 만나기는 사실상 어렵다"고 답했다. 김 차장은 "미국이 의제와 날짜를 좁혀서 가져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범철 국방부 차관도 이날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워싱턴 회담과 관련한) 구체적인 언급은 아직 못 들었다"면서 "바로 여름이 될 수도 있고, 또는 9월 유엔총회 가기 직전, 워싱턴에서 만나서 3국 정상이 따로 별도 시간을 충분히 갖는 형태도 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워싱턴 회담이 성사되면 1차 스페인 마드리드, 2차 캄보디아 프놈펜, 3차 일본 히로시마에 이은 4차 한미일 정상회담이 된다. 특히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정상회의가 열렸던 마드리드나 동남아국가연합 정상회의 계기로 열린 프놈펜,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를 진행했던 히로시마와 달리 처음으로 다자회의를 배경으로 하는 것이 아닌 3국 간 별도 회담을 한다는 의미가 있다.

또한, 한미일 정상이 지난 21일 히로시마 회담에서 '새로운 차원'의 한미일 공조를 이루기로 합의한 만큼 워싱턴 회담에서는 한미일 신 3각 공조 방안이 도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차장은 "세 나라의 안보 공조를 조금 더 질적으로 강화하자는 뜻"이라며 "또 안보 공조뿐만 아니라 경제 공급망, 인적 교류 등 사회 문화 분야까지 협력을 구체화해 나가자, 즉 안보 의제의 깊이를 더하고 의제의 외연을 확대하자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이 지난 4월 미국 국빈 방문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합의했던 고강도 북핵 확장억제 방안을 담은 워싱턴 선언이 한미일 3개국이 참여하는 것으로 범위가 확장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 차장은 워싱턴 선언에서 명시한 한미 간 핵협의그룹(NCG)에 일본 참여 가능성을 열어뒀다. 김 차장은 "일본 참여를 닫아놓기보다는 열려 있다"면서 "단지, 최근 NCG를 창설했으니 그 1차 회의를 우선 열고, 한미 간에 NCG가 정착되면 그다음에 북태평양, 아시아에서의 공조를 호주, 일본 등과도 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했다. 김 차장은 "지금도 긴밀히 일본과 협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워싱턴 회담을 계기로 한미일 정상회담이 정례화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일본과 미국에 이어 차기 회담을 한국이 개최한다면 3국 정상 간 셔틀외교 형태가 갖춰질 수 있다는 것이다. 7월 워싱턴 회담의 변수는 7월 11∼12일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다. 윤 대통령은 앞서 방한한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으로부터 나토 정상회의 초청을 받아 참석 여부를 검토 중이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