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근거지' 등 혐오 표현 확산…학부모 가슴 멍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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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완화로 해외여행 수요가 증가하면서 이른바 '개근거지' 등의 혐오 표현이 교실 내에서 확산하고 있다.
대전소재 초등학교 교사 오 모(26·도안동) 씨는 "코로나가 완화되면서 한 주에 두 명씩은 여행을 간다. 이로 인해 개근거지라는 말이 아이들 사이에서 돌고 있는 거 같아 걱정"이라며 "학교에서는 기념품을 가져오거나 나눠주는 것을 금지하는 쪽으로 지도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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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성구에 거주하는 이 모(30대) 씨는 초등학생 자녀를 두고 있는 워킹맘(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여성)이다. 이 씨는 최근 여행을 가고 싶다는 아들의 성화에 못 이겨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 초등학생 사이에서 생긴 신조어 '개근거지'가 유행하며 학부모로서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코로나19 완화로 해외여행 수요가 증가하면서 이른바 '개근거지' 등의 혐오 표현이 교실 내에서 확산하고 있다. 과거 학교생활의 성실 지표였던 '개근'이 아이들의 가정형편을 판가름하는 혐오 표현으로 자리 잡으면서 학부모들의 근심도 깊어지고 있다.
이 씨는 학부모들 사이에서 개근거지를 모르는 사람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학교를 빠지지 않는 아이들은 체험학습 신청서를 내고 여행 갈 형편이 되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개근거지라는 말이 쓰인다"며 "최근 여행을 다녀온 학급 친구가 반에서 자랑했는지 제주도와 베트남이 그렇게 좋냐고 묻는 아들의 말에 마음이 불편했다"고 토로했다.
수년 전부터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 사이에서 개근거지에 대한 말이 떠들썩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다소 주춤하다가 방역 완화 조치로 여행을 가는 사람들이 늘면서 이 같은 신조어가 다시 화제를 모으고 있다는 것이 교육 관계자들의 해석이다.
22일 한국관광 데이터랩 '국민 해외관광객 추이'에 따르면 해외여행을 떠난 사람들은 지난해 10월 77만 3480명, 11월 104만 1431명, 12월 139만 3343명으로 꾸준히 늘다가, 올해 1월에는 178만 2313명까지 증가했다.
대전소재 초등학교 교사 오 모(26·도안동) 씨는 "코로나가 완화되면서 한 주에 두 명씩은 여행을 간다. 이로 인해 개근거지라는 말이 아이들 사이에서 돌고 있는 거 같아 걱정"이라며 "학교에서는 기념품을 가져오거나 나눠주는 것을 금지하는 쪽으로 지도한다"고 말했다. 여행을 다녀온 아이들의 과시와 자랑이 다른 아이들에게 상처가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거지'라고 낮잡아 부르는 표현을 근절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수업을 빠지면서 생기는 학습 혼란에 대해 학부모들의 의식이 제고돼야 한다는 교육계의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역 교육계 관계자는 "월거(월세 사는 거지), 전거(전세 사는 거지) 등의 말처럼 '개근거지'라고 비하하는 표현은 근절해야 한다"며 "체험학습으로 인해 수행평가나 수업 진도를 나가는 과정에서 혼란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이를 고려해 학부모들의 의식이 제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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